'ReadorDie'에 해당되는 글 38

  1. 2008.10.07 책뒤로 숨은 나날들. (9월 ~ 10월....) 2
  2. 2008.09.27 [시간이 멈춰선 파리의 고서점] / 제레미 머서 10
  3. 2008.09.08 [자기계발/실용] "질문의 7가지 힘 "을 읽고 3
  4. 2008.09.04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조너선 샤프란 포어 6
  5. 2008.08.30 [파피용]/ 베르나르 베르베르 6
  6. 2008.07.29 [돈키호테] / 미겔 데 세르반테스 5
  7. 2008.06.27 광진북클럽 2008 상반기 독서목록 3
  8. 2008.06.25 [불량 의학] / 크리스토퍼 완제크 6

책뒤로 숨은 나날들. (9월 ~ 10월....)


1.  [바람의 그림자 1,2] /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그녀가 말했다. "누군가 그가 살아 있길 원한다는 걸, 그를 기억한다는 걸 알았더라면 좋아했을 텐데요. 누군가 우리를 기억하기에 우리가 존재한다고, 그는 종종 말하곤 했거든요." (1권 p.227)

"언젠가 누가 그랬어. 누군가를 사랑하는지 생각해보기 위해 가던 길을 멈춰 선다면, 그땐 이미 그 사람을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 거라고." (1권 p.282)

훌리안의 모든 글 중 언제나 내 마음에 가장 와 닿았던 것이, 사람은 기억되는 동안에는 계속 살아있는 거라는 말이지. 그를 만나기 전 수년동안 훌리안에게서 그랬던 것처럼, 내가 너를 알고 또 누군가를 신뢰한다면 그게 너일 거라는 느김이 드는구나. 나를 기억해줘, 다니엘. 비록 한귀퉁이에 숨겨서라도. 나를 떠나보내지 말아줘.    누리아 몽포르트 (2권.p.331)


2.  [마지막 강의] /렌디 포시



이 책은 할 얘기가 너무 많아 나중에 따로..북클럽 10월의 책이기도 하다. 이미 읽었지만 다시 읽을 구실이 생긴 셈?


3. [낭만적 밥벌이] / 조한웅
홍대앞에 카페를 차리게 된 사람의 꼼꼼한 보고서. 혹시라도 카페를 차리게 되면 참고하게될지도. 인테리어 업자와의 해프닝은 충분히 이해가 가면서 또한 남자라서 이렇게 처리했을까 싶기도하다. 이부분은 내가 좀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4. [떠다니는 사람들] / 김영주
내가 왜 이책을 도서관에서 집어왔는지 모르겠다. 우리집으로 데려왔으니 다 읽긴했는데..마음이 무거웠다. 우리 역사의 가장 아픈 한 부분을 다룬 책.


5. [촐라체] / 박범신
네이버에 연재한다는 소식을 들었을때 아주 잠깐 고민했으나 읽지 않았다. 도서관 서가에 완성본으로 꽂혀있으니 한번쯤 읽어줘야하지 않을까 싶어 가져왔는데, 일본에서 산에 열심히 다니는 S 생각이 나지 않았다면 어쩌면 중간에 그만 뒀을지도. 구성이나 전개나 완성도는 좋았는데 등반전문용어가 너무 많이 나와서 나같은 문외한은 힘들었다.


6. [닥터스 씽킹] / 제롬 그루프먼
케틸님이 읽었던 것을 기억하고 빌려왔다..라고 생각했으나 케틸님의 독후감을 찾아내는것에 실패했다. 이쯤되면 어떤 기억이 맞는지 완전 헷갈리기 시작한다. 의사도 사람이니 내 건강문제를 상담할땐 그누구보다도 내가 잘 판단해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한다는 평소의 생각을 굳히게 하는 책.


7. [책도둑] 1,2 / 마커스 주삭
 


읽고 있다...

8. [천국의 책방] 1,2 / 마쓰히사 아쓰시
9. [혀] /조경란










[시간이 멈춰선 파리의 고서점] / 제레미 머서





파리에 가본적은 없으나 <세익스피어 앤 컴퍼니>의 명성은  들었다. 읽었다. 그냥 관광명소쯤으로 여겼다고나할까. 검색을 해본적이 없어서 고서점일거란 생각은 해본적이 없고, 다만 서점인데 유명하다길래 특이하네..이정도?


요즘엔 동네 서점이 모두 없어지고 고등학교앞에 하나씩 온갖 문제집을 갖추고 베스트셀러만 한 줄 꽂아좋은 대입문제집 총판 같은 느낌을 주는 서점들만 남아있지만, 불과 10년전만 해도 어느 동네나 서점이 한두개는 꼭 있었던걸로 기억한다. 그땐 잘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건 아주 낭만적인 풍경이었다.


얼마전에 뭔가 가슴이 답답한 일이 있어서 내생애 최초로 사주를 보러갔다. 이런저런 별로 특이하지 않은 얘기들을 듣고 왔는데, 내가 이런 걸 물어봤다.


"제가 1~2년 후엔 뭔가 작은 장사나 이런걸 할까하는데, 특별히 제게 잘 맞는게 있어요?"


물어보면서도 이게 무슨 바보같은 질문일까 싶었지만, 그냥 물어보고 싶었다. 한참을 신중하게 짚어보더니,


"자넨 나무가 잘 맞아. 나무와 관련된 일을 하면 좋아."


엥? 나무? 무슨 나무..살아있는 나무? 아니면 죽은 나무? 아니면 꽃도 나무에 속하나? 나 의외로 기계를 잘다루고 칫수감각도 제법이니까 목공일이 맞을지도 몰라. 이제라도 D.I.Y. 이런데 가서 내가 소질있는지 없는지 검증해봐야하는거 아냐? 언젠가 무슨 영화를 보니까 거기 여주인공이 미국 시골에서 의자만 계속 만들던데, 나도 아무거나 내가 잘만드는 거 하나 계속 만들까? 


그러다가 생각난게, 책도 나무로 만들잖아!! 책방을 해야겠어. 근데, 요즘도 책방을 신규개업하기도 하나? 근래에 본적없는데? 그럼 트렌드에 맞게 북카페? 커피는 워낙 좋아하니까 그것도 나쁘지 않네.손님없어도 책보고 커피마시면 심심하진 않겠네....이러고 상상의 나래를 마구마구 폈었다.


사실 내 기억 속에 강하게 남아있는 서점은 <유브갓 메일>에서 맥라이언이 하던 '길모퉁이 서점'이다. 영화속에선 슬프게도 대형서점때문에 문을 닫는 운명이지만, 그 서점은 정말 맘에 들었었다. 책을 담아주는 가방도 예뻤고, 오후에 '책읽어 주는 언니'가 된 맥라이언이 아이들을 모아놓고 책을 읽어주던 모습도 좋았다. 아. 그건 영화라서 그런거라구? 현실에서 인상적인 서점은 없었냐구? 난 원래 현실, 책, 영화 이딴거 따박따박 구분하거나 그러지 않는다 -_-;;  뭐 어쨌든.


그리고 며칠 뒤 우연히 집어 든 책. 세익스피어 & 컴퍼니에 대한 이 책.


작가에게 세익스피어 & 컴퍼니는 인생의 터닝 포인트였고, 이서점의 주인인 조지와 그의 삶을 알게 된 후로는 절대 그 이전의 생활로 돌아갈 수 없었다고 쓰고있다. 파리의 그 고서점에서는 공산주의적 유토피아스러운 삶이 이루어지고 있다고했다. 로맨틱하군.


내게 있어 그 이전의 삶으로 절대로 돌아갈 수 없게 만든건 결혼과 출산이었는데. 이건 너무 평범하며 로맨틱하지도 않잖아! 


책이나 읽자.



p.317
내게 있어 조지보다 더 존경하는 사람은 없다. 완벽과는 거리가 멀고 어리석은 모습도 많이 갖고 있지만, 어린아이 같은 희망과 낙관주의로 가득 찬 조지는 여전히 자신이 세상을 바꾸고 자기 서점에 들어 온 인간의 영혼을 바꿀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시니컬하기 쉬운 나이에 이런면을 여전히 지니고 있는 조지는 내 눈에 충분히 영웅으로 보였다.


그 시절을 돌아보면 서점에 살고 있던 사람들 모두가 자기들 뒤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숨어 있는 유령을 안고 있었다. 아마도 그래서 우리 모두가 그렇게 오랫동안 서점에 함께 머물렀는지도 모른다. 나는 조지가 서점을 노트르담 대성당의 별관이라고 생각하곤 한다는 이야기를 떠올리면 그 말이 정말 사실이란 생각이 든다. 결국, 그렇다. 세익스피어 앤드 컴퍼니는 유명한 서점이다. 그렇다. 문학적으로도 중요한 곳이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세익스피어 앤드 컴퍼니는 안식처다. 강 건너 교회처럼 모든 사람이 필요한 것을 가져가고 줄 수 있는것을 주게하는 장소다.


세익스피어 앤드 컴퍼니에서 조지와 함께한 시간은 나를 바꿔놓았다. 내가 떠난 삶에 대해 의문을 품게 했으며,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에 대해 고민하게 했다. 이제 나는 타자를 치며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한다. 인생은 정반합의 변증법적 과정이다.

끝.






[자기계발/실용] "질문의 7가지 힘 "을 읽고





질문의 7가지 힘


1. 질문을 하면 답이 나온다. 질문을 받으면 대답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의무감을 나는 응답반사라고 부른다.


2.질문은 생각을 자극한다. 질문은 질문을 하는 사람과 질문을 받는 사람의 사고를 자극한다.


3.질문을 하면 정보를 얻는다. 적절한 질문을 하면 원하고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4.질문을 하면 통제가 된다. 모든 사람은 스스로 상황을 통제하고 있을때 편안하고 안전하게 느낀다. 질문은 대답을 요구하므로 질문을 하는 사람이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된다.


5.질문은 마음을 열게 한다. 사람들은 자신의 사연, 의견, 관점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우쭐해진다. 질문을 하는 것은 상대방과 그의 이야기에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므로 과묵한 사람이라도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드러낸다.


6.질문은 귀를 기울이게 한다. 적절한 질문을 하는 능력을 향상시키면 보다 적절하고 분명한 대답을 듣게되고, 중요한 일에 집중하기 쉬워진다.


7.질문에 답하면 스스로 설득이 된다. 사람들은 누가 해주는 말보다 자기가 하는 말을 믿는다. 사람들은 자신이 생각해 낸 것을 좀 더 쉽게 믿으며,  질문을 요령 있게 하면 사람들의 마음을 특정한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



독서회 다음번 책이다.
제목과 내용이 완벽하게 일치하면서 책의 초반부에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놨기 때문에 여기서 더 책을 읽어야하나 말아야하나 살짝 갈등생긴다. 독서회 제목이 <직장인 독서회>인 탓인지 처세술에 대한 책이 심심찮게 추천된다. '처세'라는 말을 오해하면 안되는데라고 생각하면서도 '처세'라는 말에는 '본심과 상관없는 대처법'정도의 느낌이 따라오기때문에 일단 거부감이 살짝 든다. '심리학=독심술'로 쉽게 농담꺼리처럼 회자되는 그 느낌이랄까.


난 처세와는 좀 동떨어진 내용을 다루는 그런 책이 좋다. 원론적이거나, 실생활에는 그다지 활용될 수 없는 감동위주의 책이랄까 그런거.  내가 모르는 분야의 것을 비전문인도 쉽게 알수있게 재밌게 쓴 책도 좋고. 처세야 뭐랄까, '진심'하나만 있으면 되는게 아닐까?라고 생각한다면 내가 아직도 너무 순진한거지?


다만 이 책은 '소통'의 문제에 촛점을 맞추고 본다면 상당히 의미는 있다. '소통'의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부모와의 소통, 친구와의 소통, 배우자와의 소통, 가장 중요한 자녀와의 소통의 문제등등. 타인과의 소통의 문제는 내게 언제나 생각할 꺼리를 주고 많은 것을 배우게 한다.


뒷부분을 마저 읽고, 저자가 '소통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부분이 있다면 추가해야겠다.



덧1.
'질문의 힘'을 여실히 보여주는 남자가 있다. 손석희.


이 책을 읽은 뒤부터 손석희가 <시선집중>을 진행하는 질문들을 유심히 듣게 되었는데 ㅡ그전에는 질문의 요지를 파악한 뒤 대답에 집중하는 편이었는데ㅡ 워낙 여러사람과 인터뷰를 하기때문에 개중에는 손석희가 말하는 내용의 요지를 파악하지 못하고 엉뚱한 대답을 하는 사람이 꽤있다. 그때 진행자의 능력이 발휘되곤 하는데, 일단 짧게 질문의 중점을 다시 설명하고 훨씬 구체적으로 대답이 적절히 나오게끔 질문한다는 걸 알았다.


덧2.
이 책을 읽기전에도 참 신기하게 생각되는 남자가 하나 있었다. 룸메이트의 회사 동료이자 대학 선배인 최부장님.


서너번쯤 같이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항상 간단히 질문을 던지고 진지하게 경청하는 자세가 그 사람의 이미지로 남아있다. 정말 간단히 말하는데 대화를 주도하고 있어서 신기했는데, 그 당시에도 저사람은 참 적절한 질문을 하는구나 싶었다. 인사팀장으로 오래 있어서 그런걸까 싶기도했다.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조너선 샤프란 포어








언제부턴가 책을 봤을때 내가 그 책을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 기억이 안나기 시작했다. 강렬히 기억에 남을 만하다면 좀 예외지만.  내용은 기억나고 제목이 기억나지 않는 수도 허다했다. 볼때마다 새로운 느낌인 잇점은 있다. 감동도 새롭지. 뭔가 기시감이 느껴지긴 하지만말야.


하지만 세상에 널려있는 책과 나의 책읽는 속도, 책읽기를 위해 앞으로 내게 남아있을 시간들을 생각하면 봤던 책을 매번 새로워하며 보고 또보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은건 아닐까 싶어 읽을때마다 기록을 하기로 했다. 왠만하면 한번씩만 읽어야지.


나머지 시간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눈맞추고 사랑한다는 느낌을 공유해야할테니까. 이런 기특한 생각을 우리 아이들이 아주아주 아가였을때 했었더라면 정말 좋았을껄 싶다. 하지만 늦었다고 생각할때가? 딩동댕~ 가장 빠른 때다. 이제라도 그렇게 해야겠다!!! 고 결심하게 만드는 책이 바로 이책이다.


살다보면 그 때 그 말을 했었더라면 좋았을껄~하고 후회하는 때가 있다. 나의 경우는 내 아이들이 좀 더 어릴때 좀 더 많이 안아주지 못한거, 아이가 나를 부를때 모든일(그래봤자 겨우 청소를 하거나 음식을 준비하는 일따위)를 멈추고 아이의 눈높이로 낮춰서 눈맞춰주지 못하고 지나갔던 그 여러번의 순간들, 나의 엄마에게 좀 더 살갑게 대하지 못하는것들, 그리고 무엇보다도..돌아가신 나의 아버지에게 나를 낳아주셔서 실은 고마웠다는 말을 못한거는 두고두고 후회된다.


아홉살짜리 오스카가 이 모든것을 돌아보게 해주었다.




p.123
뉴욕에 사는 '블랙'이라는 성을 가진 사람들을 마지막 한 명까지 모조리 만나보겠다고 결심했을때도 그때와 비슷한 기분이었다. 상대적으로 무의미하다 해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다. 상어가 헤엄치지 않으면 죽어버리듯이, 나도 뭔가 해야 했다. 뭐 어쨌든.


p.185
우리가 살아야만 한다는것은 치욕이야, 하지만 우리 삶이 단 한 번뿐이라는것은 비극이란다. 인생을 두번 살 수 있다면 한 번은 그녀와 보냈을텐데.


p.216
"카드에 무슨 내용을 쓰시나요?"
"이름하고 한 단어로 요약한 전기를 써놓지!"
"겨우 한 단어라고요?"
"어떤 사람이든 딱 한 단어면 충분해!"
...........
"헨리 키신저: 전쟁! / 톰 크루즈: 돈! / 스티븐 호킹: 천체물리학 .../모하메드 아타 :전쟁......"


p.278
화요일 오후에는 페인박사에게 가야했다. 왜 내게 도움이 필요하다는건지 이해가 안되었다. 아빠가 죽었다면 누구든 무거운 부츠를 신고 사는것이 당연하고, 부츠가 무겁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야말로 도움이 필요한데 말이다..........."아니에요. 그건 아빠가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참혹하게 죽은 탓이에요."....."마음속 깊은 곳에 묻어 둘 거예요...아무리 많은 감정이 생겨도, 밖으로 드러내지 않겠다는 거예요. 꼭 울어야겠다면 속으로 울거예요. 피를 흘려야한다면 멍들게 하는거죠. 미쳐버릴 것 같다해도 세상 사람들한테는 입을 꼭 다물거예요. 말해봤자 아무 소용없어요. 남들의 인생까지 구렁텅이에 빠뜨릴 뿐이에요."


p.287
왜 아빠는 안녕이라고 말하지 않았을까?
가슴에 멍이 들었다.
왜 아빠는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았을까?
수요일은 지루했다.
목요일은 지루했다.
금요일도 지루했다. 금요일이 토요일 바로 전날이라는 점만 제외하면. 그 말은 자물쇠에 훨씬 더 가까워졌다는 뜻이고, 그건 행복이었다.


p.340
휴대폰에 생각이 미쳤다.
아직 몇초의 시간이 있다.
누구한테 전화를 걸어야 할까?
무슨 말을 해야할까?
나는 그럴때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할지 모조리 생각해 보았다. 태어난 이상 천분의 일초 후든, 며칠 후든, 몇달 후든, 76.5년 후든, 누구나 죽어야한다. 태어난 것은 모두 죽어야한다. 그말은 우리 삶이 고층 빌딩과 같다는 의미이다. 연기가 번져오는 속도는 저마다 다를지라도 불길에 휩싸여있기는 다 마찬가지이고, 우리는 모두 그 안에 갇혀 있다.


p.439
너에게 지금까지 전하려 했던 모든 이야기의 요점은 바로 이것이란다, 오스카.
그 말은 언제나 해야 해.
사랑한다,
할머니가.






[파피용]/ 베르나르 베르베르









도서관에서 예약도서 가져가라는 통보를 받고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파피용>을 가져와서, 어제 조금 읽고 오늘 하루종일 뒹굴거리며 그 책을 다 읽었다. 설핏 잠들기도하고, 간간이 가족들 먹거리도 챙겨주고, 저녁엔 닭가슴살로 치킨텐더도 튀겨주고, 그리고 또  많은 시간을 컴퓨터앞에 앉아서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초저녁이다. 하루가 이렇게나 길었던가 싶다.


<파피용>은 재밌다. 베르나르의 다른 책들처럼 빡빡한 느낌은 좀 덜한 편이고 스토리의 중간중간에 자신의 다른 책들을 슬쩍슬쩍 끼워넣은 점은 귀여웠다. 특히 난 예전에 <아버지들의 아버지>를 읽으며 밑줄을 그은 부분이 있었는데, p.162에선  그부분을 거의 통째로 가져다 쓴걸보고, 혹시 작가도 그 책중 이부분의 표현을 자신이 가장 공들이고 만족스러워했던건 아닌가 싶어서 괜히 신나고 기뻤다. 마치 내가 작가의 마음을 읽은듯한 기분이 들어서.


스토리 전개에 개연성은 좀 부족한 느낌이었는데, 그거야 뭐 공상과학소설 이라는 이름으로 덮어줄 수 있다. 아이디어는 참신했다. 그리고 물속 생활에 불만을 느낀 물고기들이 물밖으로 걸어나와서 진화를 주도했을것이라는 표현과 전체적인 스토리가 일맥상통하는 점이 없지않다.


다음은 예전에 내가 밑줄 그어놨던 <물고기들의 대화>인데 기쁜 마음에 갖다 붙여놓고.



제    목 : 물고기의 대화                                              
게시번호 : 10                            분    류 : 낙서
게 시 일 : 2000/01/31 11:32:03           크    기 : 1.8K
조회횟수 : 24                            추천횟수 : 2

    요즘 읽고 있는 책에 이런 글이 있다.
         
         작은 물고기 한 마리가 훨씬 덩치가 큰 물고기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먼저 작은 물고기가 묻는다.
         "엄마, 우리 중의 어떤 자들이 육지에서 살겠다고 물 밖으로 나갔다던데요.
         가장 먼저 물 밖으로 나간 자들은 누구였어요?"
         그러자 어미 물고기가 대답한다.
         "대다수는 물 속에 사는 것에 불만을 느낀 자들이지"
         그런데, 그 대사 중에서 "불만"이라는 말에 사인펜으로 줄이 그어져 있고,
         그 대신 "불안" 이라는 말이 들어가 있었다.
         만화의 제목은 <진화의 비밀>이었다.

     불만을 말로써 지껄이는 대신 물 밖으로 나간 물고기들이,
     그 種의 진화를 이끌었을까를  잠시 생각해 본다.
     불만스러웠고, 그대로의 삶이 불안했으리라..고 멋대로 상상도 해본다.

    <이하 생략>




뭐..하도 시간이 안가서 수다를 떤다. 그래도 이제 겨우 8시 조금 넘었다. 토요일에 뭔가 새로운 걸 해야겠다. 하루를 통째로 책만 읽으면서 보낸다는게 이제는 불가능한 나이가 된것 같기도 하다..라고 쓰고나니 쬐끔 슬프다.










[돈키호테] / 미겔 데 세르반테스








별로 한가하지 않은 '방학'이라는 특수상황에서 아주아주 간신히 읽고있는 책이다. 한번쯤은 제대로된 완역본으로 읽고싶었는데 기회가 왔다고나 할까?


<돈키호테>는 많은 사람들이 어릴적 세계명작으로(다이제스트판을 어린이용으로 바꾼?), 또는 만화나  연극정도로 접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독서회에서 우연히 돈키호테가 화제에 올랐는데 그순간 내가 하반기 소설은 <돈키호테>로 하자고 슬쩍 말했는데 채택됐다. 나도 그냥저냥 풍차랑 싸운 웃긴 할아버지인 돈키호테만을 기억으로 갖고 있었다.


700여페이지에 이르는 책을 주문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읽기시작했는데, 내가 좀더 젊었을때라면 참아내지못했을 장광설로 소설이 이어짐에도 불구하고, 돈키호테의 정의감과 둘시네아공주를 향한 사랑의 일념이 세기의 로맨티스트라는 별명을 붙여줘도 손색이없을 지경이다.


삼분의 일쯤 읽었다. 재밌다.


(이 포스트는 책을 다 읽을때까지 내용을 계속 추가할 생각임..^^;)



8/14


독서회가 있는 날이었고,
친구가 놀러오는 바람에 100여 페이지 남은걸 못읽고 갔다.


그리고 1,2부 모두 들어있는 완역본으로 사지 않았던 걸 죽도록 후회하고..
오늘부터인가 다시 공연하기 시작한 <맨오브 라만차>를 보고 싶어졌다.


독서회 대장이 엘비스가 부른 <임파서블 드림>을 들려줬는데
그 가사가 1200페이지짜리 소설 한권을 요약했지싶다.


신념대로 살아가는 돈키호테를 꿈꾸지만 산초판사로서의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아닐까..



<To dream the impossible dream>


To fight the unbeatable foe
To bear with unbearable sorrow
And to run where
the brave dare not go
To right the unrightable wrong
And to love pure and chaste from afar
To try when your arms are too weary
To reach the unreachable star
This is my quest
To follow that star
No matter how hopeless
No matter how far
To fight for the right
Without question or pause
To be willing to march,
march into hell
For that heavenly cause
And I know
If I'll only be true
To this glorious quest
That my heart
Will lie peaceful and calm
When I'm laid to my rest
And the world will be
better for this
That one man, scorned
and covered with scars,
Still strove with his last
ounce of courage
To reach the unreachable,
the unreachable,
The unreachable star
And I'll always dream
The impossible dream
Yes, and I'll reach
The unreachable star








광진북클럽 2008 상반기 독서목록




1. <SERI 전망 2008>

2. <씨크릿>

3.<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

4.<이기는 습관>

5. <대한민국 진화론>

6. <Who moved my cheeze?>

7. <인구가 세계를 바꾼다>

8. <법률사무소 김앤장>

9.<몰입의 즐거움>

10.<달콤한 나의 도시>



1월부터 5월까지 2,4주에 한권씩/ 영어로 된 책1권과 소설1권 포함기준/ 6월은 상반기 리뷰
내용정리는 나중에..(과연 가능할까?)
하반기책은 그때그때 정리해야겠다고 결심함.




[불량 의학] / 크리스토퍼 완제크




<불량의학> 크리스토퍼 완제크지음/박은영 옮김/허정 감수/열대림 출판







불량의학은 반쯤 재밌다. 책의 분량면에서도 전반부 반쯤이 재밌다는뜻이기도하고 내용면에서도 반쯤 그렇다.


책을 다 읽기전에는 제목이 의도하는바가 정확히 어떤것일지 예측이 잘안됐었는데, 다읽고나니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오해하고 있는것들, 그리고 대체의학의 많은부분이 비과학적임을 넘어선 황당함을 언급한다. 


1.우유논쟁


우유채취량을 두배로 늘리기위한 주사한 인공호르몬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확실한 자료가 없어 믿을수없으며 유지방으로 인한 콜레스레롤수치증가와 체지방축척을 경고하고있다. 이부분은 나도 항상 찝찝했었는데, 저지방우유가 그나마 좀 낫다고하니 어쩌다 마셔도 저지방 우유로 바꿔야겠다.  이참에 우유를 좀 덜마셔야겠다


2. 유기농은 지속가능한가


솔직히 말하면 난 모든식품을 유기농으로 선택하진 않는다. 오늘 신문에 난 기사로는 요즘 우리나라 엥겔지수가 대폭 올라갈 판이라고한다.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으로 주부들이 유기농으로 바꾸고 있다는 기사다. 이책에선 유기농에 촛점을 맞추기보다는 가까운 곳에서 생산하여 중간과정을 덜거친 야채등이 더 의미있다고한다. 그나마 유기농 매장의 장점은 품질관리에 주인이 보다 더 신경을 쓴다는 정도? 그요란함과 지불하는 비용대비효과는 글쎄..라는 논조. 그건 내생각과 많이 비슷.


3. 항산화제


'과유불급' 으로 결론. 언제나처럼  가끔 생각나면 챙겨먹으면 되는것일까?


4. 기타등등.


다른책에서도 느낀건데, 중국의 '파륜궁'은 대체 뭔지 모르겠다. 파급효과가 만만치 않은가보다.


노화에 대한 한마디. 좀 더 천천히 늙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비법은 있다. 채소와 곡류가 풍부한 저단백식사와 적절한 운동. 쉬운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기때문에 난 秘法으로 분류.


가족력에 의한 암에 대해 약간의 컴플렉스를 갖고있던 내게는 희소식하나. 유전자보다는 내 생활의 양태가 관건. 그러니 뭐, 나까지 암에 걸린다면 그건 핏줄문제가 아닌 내 개인의 책임일 듯.


대부분의 대체의학에 대해선 강력한 어조로 비판. 이점에 대해선 전적으로 동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