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마스크 던져버리고 씩씩대던 강민호가 잘생겨서 내가 다~ 참아줬다.'에 해당되는 글 1

  1. 2008.08.24 TV없이 올림픽지내기 11

TV없이 올림픽지내기





내가 60년대로 돌아간것같다.


경기에 대한것들을 주로 신문이나 기사, 심지어 (인터넷이긴하지만)문자중계를 통해 듣고 있다. 중요 경기가 있을때면 주변 아파트에서 '우와~'하는 함성을 듣고 부랴부랴 핸드폰을 연결해 영상을 띄웠다. 그러다가 안되겠다싶어지거나 주말저녁이면 나의 룸메이트와 같이 맥주집으로 간다. 우리의 목적은 tv시청이기때문에 초저녁부터 가장 잘보이는 자리에 가서 앉아서 술을 마시기 시작한다.


어제는 마침 토요일이었고, 저녁 8시에 잡았던 수업을 일찌감치 낮에 해치워버리고 안주가 별로 맛없어서 그닥 가고싶지는 않았지만 새로 생겨서 가장 선명한 tv를 갖고있는 <유객주>에 갔다. 고민끝에 오코노미야끼를 시켰는데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않고 아주 맛이 없었다. 대체, 그 흔한 양배추한가지도 충분히 넣지를 않았는가하면, 아무리 일제부침개라고 해도, 부침개한장에 13000원이면 최소한 문어다리 반개쯤은 썰어넣었어야하는거 아니냐구.(투덜투덜)


게다가 야구에 심취해 몰랐는데 내가 금이 간 컵에 있는 맥주를 신나게 마시고 있었다. 맥주잔도 교환, 안주도 소스를 좀 더 뿌리고 가쓰오부시를 더 얹어달라고 요청해서 내스스로 간을 맞춰 먹었다. 이렇게 안주가 맛어 없어서야  이 집 걱정된다는 안주를 곁들여가며. 옆테이블에선 깐풍기를 시킨듯한데, 안주가 나오자 이게 14000원이냐며 갯수를 세고 있더라. 한개당 1000원 넘으니 아껴먹으라며.


야구가 재밌으면서도 시간이 오래걸려서 안주를 하나 더 시킬 수 밖에 없었는데, 경기시청하느라 매우 바쁜 와중에도 메뉴판을 보며 고민하다가 제일 비싼 안주를 시키려는 룸메이트에게 이집에서 그러한 선택은 지나친 모험이라고 알려주며 가장 싼 계란탕을 시켰다. 뭐냐. 계란탕이 아니라 계란국이 나왔다. 제목은 <황태 계란탕>이었는데, 황태는 무슨, 걍~ 북어 계란국 이더라. 이 집 주방장은 계란찜과 계란탕과 계란국의 그 미묘한 농도 차이를 아무래도 모르는것 같다. 아 진짜.


그래도뭐, 야구가 워낙 흥미진진해서 그냥 참아줬다. 평소에 야구경기에 열올리는 팬은 아닌데, 우리 아파트 뒷편에 아마야구 시합이 간간히 열리는 간이야구장을 지나갈때면, 야구 경기있는날 보러올까? 싶은 생각이 잠깐씩 든다. 프로야구만은 못하겠지만 풋풋한 고교야구도 나름 재밌지.


맥주집에서 야구보면서 계획을 하나 세웠다. 2년 뒤 월드컵할때 '테레비젼'^^ 하나 사는걸로. 그때까지 화질은 끝내주면서 전력소모는 최소로 하는 저렴한 테레비젼이 등장하길. 홈씨어터 부분에선 룸메이트랑 합의를 못봤는데..그거야 뭐, 당연히 내맘대로지. ^^


덧.
다이어트는 잠시 중단상태인데, 이게 다 올림픽때문이야. -_-


덧2.
올림픽이 끝나서 참 다행이야..-_-


덧3.
난 대체 야구얘길 하구싶었던거야, 올림픽 얘길 하고 싶었던거야, 아니면 유객주안주를 씹고 싶었던거야..대체 모냐. 요즘 나의 한계. 이유가 뭘까. 음..늙어서?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