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

 

 

 

<나미야잡화점의 기적>을 읽고나서 누군가에게 상담편지를 보내고 싶어졌는지도 모르겠다.

상담편지를 보낼 잡화점은 내게 없고, 그냥 손에 잡히는대로 집어든 책 한 권.

<안녕, 누구나의 인생>

 

삼분의 일쯤 읽는데,`네거티브 스페이스' 란 표현이 있었다.

물감이 너무 많이 들어 간 그림은 작품의 찬란함과 어둠, 색상, 빛을 제대로 볼 수 없는 작품이 된다고 표현했다. 네거티브 스페이스가 필요하단 얘기다.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나지도 않은채로 이 책을 읽고 있었는데, 요즘 내 생활이 그렇단 생각이 들더라.

 

여백이라곤 없다. 아니, 실은 여백으로 쓸 시간은 많다. 그런데 마음이 한갓지지가 못했다. 항상 신경이 곤두선채로 예민해져있어서 잠도 잘 못자고 일도 제대로 못한다. 뭐하고 살고있는건가 싶은 생각이 들자 우울했다.

 

좀 더 제대로 살고싶은데, 현실은 안드로메다...내가 정말 원하는게 뭔지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있다. 나이가 몇갠데.

 

 

 

그.

리.

고.

 

이틀이 지난 지금, 따뜻한 봄볕에 산책을 하고, 아침일찍 침대시트를 빨아 봄볕에 말려서 다시 세팅을 하고, ebook으로 <은교>를 좀 읽어내려가자니, 아직은 그닥 늙지않았음에 작게나마 위안을 느끼게 되었다. 낮잠을 좀 자고나서 느끼는 만족감일수도 있다. 아. 봄맞이 베란다 물청소를 한 탓일까. 이도저도 아니면 그냥 문을 열고 외출을 했기때문일 수도 있다.

 

좀 나아지고있다. 약간의 휴식이 스스로에게 관대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