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하루, 소소한 생각들.

 

봄인데, 여기저기서 눈소식이나 들려오고..요즘 일정이 좀 일찍 끝나는 편이라서 강변을 걸을만도 한데, 나갈 생각을 하면 '춥다..'는 느낌이 나를 온통 지배하는 지라 나가기가 너무 어렵다. 오늘은 예방접종을 해서 운동을 삼가하라는 커다란 핑계를 대며 집에 눌러앉았다.

 

오늘 아침에는 작년 가을 건강검진에서 6개월 뒤 추적검사를 해야한다고 예약해 놓은것이 있어서 초음파를 하러갔다. 미끈거리는 걸 바르고 초음파 기계가 내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는데 갑자기 간지럽다는 생각이 들면서 웃음이 비집고 나오기 시작했다. 어두컴컴한 방에서 이나이의 여자가 간지럽다고 웃으면 미쳤다그럴까봐 간신히 간신히 이악물고 참았다. 간지럼타는데도 어린 나이가 필요한건가 싶어 약간 슬펐다. 나이들면 할 수 없는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흑.

 

날이 추워서 그런지 오차즈케가 먹고싶었다. 심심하게 만든 우메보시 얹어서 쌉싸름한 녹차의 따뜻한 국물이랑 김가루 많이 얹은 잘만든 오차즈케. 나도 아내가 있으면 좋은데..

 

협동조합 다음책은 <비즈니스 모델의 탄생>.

전문적인 책이라서 부담감 만땅이라 책은 보이는데에 꺼내놓고, 정작 읽는책들은  만만한 소설이나 산문들.

오늘 내 손에 걸려든 책은 고미숙의 <몸과 인문학>.

마치, 작은 탁자에 잘 차려진 한끼 식사같지 않은가.. 하루치 식사처럼 하루에 다 읽을 수 있으면 좋은데..택도없다. 산만한 생각이 산만한 독서를 불러온다. 책을 읽음에 일관성이 없다. 친구가 읽으면 따라읽다가..책속의 책 찾아 읽다가..뭐, 이렇게 살다 죽으련다.  

고마녀님의 책을 전엔 좋아했는데, 신문에 연재한거라 호흡이 짧아서 그런지 너무 계몽적이고 살짝 전투적이다. 요즘은 뭔가 열심히해보라고 부추기는 부류들이 영..피곤하다. 사는데 대해서 내가 좀 성의가 없나보다. 봄탓.

 

 

사랑이 어떻게 `안`변하니? 사람도변하고 사랑도 변한다. (p.76)

 

 

........(중략)......... 하여, 우정이 얼마나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지, 얼마나 존재의 심연을 뒤흔들 수 있는지를 감히 짐작조차 하지못한다. (p.81) 

 

 

# 더 읽고 싶은 책

<홍루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