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손실





하릴없이 인터넷을 이리저리 쏘다니다 요즘 무척 마음이 가는 고양이 사진을 검색하던중 고양이 사진들을 매우 따뜻한 시선으로 찍는 어떤 분의 블로그를 알게되었다. 감탄에 감탄을 하며 사진을 며칠 감상했는데..일년전쯤 그분이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그 가을쯤 홍대 어디쯤에서 그분의 고양이 사진 유고전이 열린것도 알게되었고. 계속계속 사진을 보다보니 그 블로그에 조금 더 익숙해지다가 방명록으로 넘어가게 되었고 그 방명록에서 그분을 애도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아직도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는 것도 알게되었다. 페이지를 뒤로뒤로 넘기다보니 어느 시점쯤 부터는 예전에 그분이 달아놓은 댓글도 보이고.. 그러다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모르는 사람이다. 그런데 그 사람의 죽음이 갑자기 너무 슬펐다. 살아있는 동안 그 블로그를 알지못해서 웹상에서나마 알고지낼 기회를 놓친것도 아쉬웠다. 이제야 알게된건 그나마 위안이 되지만..어쩐 일인지 눈물이 줄줄 흐를만큼 슬프게 느껴졌다. 그럴 이유까지는 없음에도 불구하고.


내 설움의 표출인지 그를 알지못했던 나의 손실에 대한 슬픔인지 모르겠다.


그런 생각도 했던것 같다. 요즘은 유언장을 미리 쓰는게 유행이라고 들었는데, 인터넷상의 나의 공간들과 내가 끼적거려놓은 글들은 만약 그런 경우 어떻게 될까. 다른것들은 가족들이 이리저리 정리해도 좋지만 내경우, 별내용은 없어도, 나의 글들은 모든가족에게 비밀이고, 끝까지 비밀이고 싶은데..인터넷을 떠돌아다니다 스러지는걸까?


많이 울었던 하루. 참 여러가지 한다, 너.  -_-





p.s.
그리고 여기, 티스토리에서 이렇게 다시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