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더 풀>

 

내 인생의 위기는 위기인가보다.

 

<공중그네>의 정신과 의사인 '이라부 신경과' 처방이 필요해서 <인 더 풀>을 빌려왔는데, 책이 눈에 안들어온다. 이 카테고리,  Read or Die라는 제목에는 'Die < Read' 로 책의 비중이 항상 높을 자신이 있었는데...온갖 상념들이 끼어들어 오쿠다 히데오의 책조차도 잘 읽어지지가 않는다, 젠장.

 

건강검진이 있는 날이었다. 아산병원 건진센터는 남녀구분이 확실이 되어있어서 검진내내 기다리는 시간을 멀뚱멀뚱 보낼 수밖에 없었다. 내년에 이런 프로그램의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끼어들었다. 심지어 나혼자 너무 일찍 끝나버리는 바람에 식당겸 라운지라고 표시되어 있는곳에 설치되어있는 pc앞에서 두시간을 보냈다.

 

역시 책이 읽어지지가 않아서 유럽 여행 루트를 짜봤다. 파리in 파리 out으로 남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이탈리아에서 페리를 타고 크로아티아로 건너가서 크로아티아 남쪽에서 북쪽으로 올라가서 스위스로 넘어갔다가...어쩌고저쩌고.

다시.

루프트한자항공을 이용해서 마드리드 in..가는길에 프랑크푸르트 경유, 경유지에서 하루나 이틀 체류하고 마드리드로 들어가서 자동차 리스해서 바르셀로나를 들러 남프랑스를 돌아다니다가 이탈리아로 넘어가 바리에서 역시 페리로 크로아티아에서... 프랑스 파리로 가면 몽생미셸과 생말로를 보며 아무데서나 저녁을 먹고 시내로...저쩌구어쩌구.

 

남편에게 날짜 정하자고 했다가 그 여행, 체력이 감당이 되겠냐며 철딱서니 없는 마누라 취급당함.

 

급소심해져선 다시 이라부 이치로 정신과 방문하여 책속에 파묻히기.

 

이라부는 데츠야가 여태 만나보지 못한 괴짜중의 괴짜였다. 그에게는 고뇌라는게 없는것 같았다. 욕망이 일어나는 대로 행동하고, 소란을 떨고, 웃는 사람임에 분명했다. 다섯살배기 아이가 고뇌하지 않는 것처럼.(p.89)

 

왕부럽습니다. 이라부선생.

 

 (투비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