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常茶飯事'에 해당되는 글 125

  1. 2008.07.01 스나코적인 라이프스타일에서 탈피할 준비를 끝마치다. 6
  2. 2008.06.24 a.m. 6시 15분 5
  3. 2008.06.19 나는 블로깅한다, 고로 존재한다? 3
  4. 2008.06.19 요즘, 3
  5. 2008.06.17 나의 손실 2

스나코적인 라이프스타일에서 탈피할 준비를 끝마치다.





뭐, 제목만큼 거창한건 아니고^^;;


나는 수영하는 자체는 좋아하지만, [시간맞춰 수영장에 가서-> 샤워하고-> 수영복을 갈아입고 ->겨우 50분 수영을 하고->  또!!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어야한다는 그 사실]이 너무 번거롭게 느껴져서 수영장을 끊어버린지 어언 7~8년쯤 됐다. 여름에 간신히 리버파크에 가서 하루를 놀다오면 그걸로 일년치 수영끝!


그런데 오늘 수영장에 가서 등록을 하고 왔다. 수영장까지도 걸어다닐 생각이다. 절대로 차를 가져가지 않고 꼭 걷겠다고 결심한 바이다. 살빼야하거든.


그리고 일어공부도 하겠다. 꼭 열심히해서 일본말밖에 못하는 조카랑 겨울쯤엔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가 목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만사가 귀찮아서 침대에 꿰매진것처럼 살던 생활을 벗어나겠다. 진심. 책도 책상에 앉아서 읽기! 가 또한 목표다.


몇년전 체중감량에 성공했을 때 뭔가 색다른 기분이었다. 그걸 유지했었어야하는데. 흑. 세상은 넓고 맛있는 건 너무 많았던 탓이라고나할까. 어쨌거나. 다시 도전하고 체중감량한다. 반드시.


집안에서만 웅크리고 있던 생활에서 벗어나고자 여러가지 장치를 해놓는다.
어쨌거나 하루에 한 번 이상 집밖에 나가게 생겼네, 제대로 하면.




덧.
작년엔가 <컬처코드>에서 봤던것 같은데, '비만=도피' 라는 코드가 기억난다. 그 책 토론할때, 난 비만이 도피를 부른다고 해석했었는데, 다른분들이 모두 도피가 비만을 초래한다고 했었던가 그랬다. 요즘 느낌은 내 해석이 틀렸던것 같다. 숨을수록 망가지더라.














a.m. 6시 15분





6시 15분.


손석희가 인사를 한다.


밤새 잘잤는지, 밤새 나라안팎에 특이사항은 뭐가 있었는지, 오늘 날씨는 흐릴지 맑을지, 이른 시간부터 시선집중과 함께해줘서 고맙다는 멘트를 아주 빠르지만 명료하게 전달하면서 '저는, 성신여대 손석희입니다.' 라며 오프닝 멘트를 한다.


그순간 매일 한번씩이나마 잠깐 생각한다.
성신여대에 편입할까? -_-;;


손석희는 80년대 중반에 데뷔했는데,
그당시 자정에 1분 뉴스를 자료영상없이 꼬박 손석희의 얼굴만 비춰주면서 방송했던것같다.
귀퉁이에 자료화면쯤은 있었겠지? 세월이 하도 오래되어 기억이 가물가물..흠.


친구중 한명은 손석희를 '우유만 먹여서 우유로 씻겨 놓은 듯한' 이라고 표현했었는데,
우리는 그 표현이 아주 적절하다며 좋아했었다.


1교시 수업이 없는날 과친구들과 뉴스거리와 더불어 손석희 얘기를 꺼냈고,
1분동안 그를 통해 전해들은 세상얘기를 나누었다.


그때만해도 우린 찬란한 20대초반이었는데. 아~ 옛날이여~!


손석희가 멋지게 나이들고 있어서 기분이 좋다.
나의 아침을 깨워줘서 더욱 좋고.










나는 블로깅한다, 고로 존재한다?






블로그라는 말, 그리고 블로깅, 블로거 라는 말을 많은 사람들이 쓰기 시작한건 불과 몇년 안됐지만, 그 말이 있기전부터 사람들은 웹상의 개인적인 공간에 자신의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내경우는 유니텔의 유니빌리지가 시작이었고, 그후 유니빌리지가 포스트박스로 거듭난 뒤에도 돈내고 쓰면 바보~라는 말이 공공연히 들려도 돈내고 썼다. 바보인거지. 유니텔에서 사람들이 자꾸 떠나면서 나도 이글루스에서 한동안 블로깅을 하기도 했다. 이런저런 블로그전문 싸이트들이 생겨나면서 새로운 풍속도도 생겼다. 웹상에서의 '이사'다. 나도 시류에 부합하기위해(?) 이사를 해가며 블로깅을 한다.


온라인에서건 오프라인에서건 이사를 하면 인테리어를 한다. 오프라인의 인테리어는 발품팔기와 돈이 관건이고 온라인에서의 인테리어는 인내심이다. 좀 더 실력이 있는 사람들은 자유자재로 블로그를 꾸미는데, 컴맹에 준하지만 세상이 좋아져서 이러고 있는 나는 있는 자료들을 이리저리 조합해보고 꾸미기를 한다. 하지만 일단 꾸며놓으면 그다음 그 블로그를 결정짓는건 포스팅인건 두말하면 잔소리겠지.


이사를 다니면 원래 짐정리를 하게 되어 있는데, 웹상에서의 이사도 다르지않아서 글정리를 좀 하게된다. 난 원래 버리기를 잘하는편이다. 잘하는'편' 정도가 아니라 무지막지하게 버린다. 지난봄에 아파트를 옮길때도 정말 많은것을 버렸고 우리집에 오면 사람들이 감탄을 한다. 썰렁하다고.


그러니 당연히! 글도 잘 버린다. 글을 없애고 후회한적도 있긴하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냥 그렇다. 그래도 미련을 못버리고 끌고 다니는 글들을 찾아보면 1999년 글도 있다. 우와. 그전의 글들은 종이노트에 있었겠지. 그 종이노트들은 거의 없어졌다. 비번을 걸 수 없기때문에 어딘가에 놓아두어야한다는 사실이 무방비상태의 노출과 맞먹는 위험부담이 있어서 없앤듯하다. 그 종이노트들의 다른 이름은 '일기장'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면 블로그도 개인일기장과 다르지 않다는게 나의 견해다. 쓰고 싶은말을 쓰는곳. 그리고 오프라인의 나를 잘모르는 익명의 사람들에게만 공개하는곳. 그러다가 글을 통해 맘맞는 사람이 드물게 나타나면 또 인연을 맺기도 하는곳. 메이저,마이너 논란도 있다만, 난 굳이 선택하라면 마이너그룹에 있고싶다. 그냥..인간이 사소해서 그런거다. 소심해서 그렇기도하고. 작은 마음 페밀리, 나노마인드..다 내 얘기같다. 사람들은 어찌나 적절한 말도 잘 만들어내는지. 가히 천재적이다. 글도 잘쓴다. 유머도 있고, 필력도 있어서 어느정도 분량도 확보되는 글을 끝까지 안정감있게 전개시킨다. 부러울따름이다.


익명의 공간이라는건 소심한 사람에게도 약간의 용기를 준다. 왠만해선 할 수 없는 말들도 글로는 쓸 수 있다. 하지만 내경우는 그 글들이 '밤에 쓴 편지'와 비슷한 운명을 거칠때가 많다. 밤에 생겨나서 잠시 존재했다가 태양이 떠오르면 부끄러워져서 지워버린다. 편지는 찢어버렸었지. 무수히 쓰였고 찢겨진 나의 밤편지들.


그래도 뭔가 끼적거리고 있으면 마음이 좀 정돈이 된다. 누가 읽기를 바라면서 쓴적은 별로 없어서, 내용도 형식도 제멋대로다. 의식하기 시작하면 죽어도 글을 못쓸것이다. 그런점에서 작가들은 대단하다. 하긴 재능이 있으니 실을 뽑아내듯 줄줄 풀어내는 거겠지. 내경운 재능이 없어서 느끼는 일반인의 불편함일테고.


난 말하는데에도 어느정도의 총량이 정해져있음을 느낄때가 많다. 어느 순간 수다가 늘어지면 그다음은 허해져서 후회막급이다. 글도 너무 많이 쏟아내면 -그것이 아무리 사소한 주절거림일지라도- 금방 후회된다. 뒤집어보자면, 한동안 아무것도 안쓰면 또 터질것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나는 끼적거리면서 내생활을 돌아보고, 읽은 책을 정리하며, 생각을 끄집어낸다. 비번을 걸고 일기를 쓸 수 있는 세상에서 살게된 걸 감사하게 생각한다. 타인의 일기에 준하는 글들을 엿볼 수 있는 세상에 살게 된것도 재밌는 일이고.


한동안 아무것도 기록하지않았다. 밀린 작업하듯이 아무말이든 하고 있다. 포스팅을 통해 나의 존재감을 확인하기 위해서.













요즘,


다행히도(?)  입맛이 없다.

겨우 감기였을뿐인데도 된통 아프고나니 완전히 입맛을 잃었나보다. 감사할 일이다. 한동안 바쁘고 불규칙한 생활과 무절제한 식습관으로 돼지가 됐다. 그렇게 변해가는 내자신이 싫었는데 그 싫음이 대인기피증 비슷하게도 나타났었다. 뭘입어도 마땅치않고, 돼지한테 무슨 옷을 사주겠어..이러며 쇼핑을 미루다보니 입고 나갈옷도 없고. 그러다보니 결과적으로 몇몇을 제외하곤 사람도 안만나고. 그런 일상의 반복.


원래 내체질은 운동을 좀 해줘야 몸이 가벼워지는 편인데, 감기전후로 몸이 축쳐지면서 꼼짝을 하기가 싫고 자꾸 침대속으로 기어들어가고 싶어진다. 아침에 눈뜨자마자 커피를 갈아서 한잔 만드는게 내하루의 시작이었는데..요즘은 커피를 마시지않고 하루를 시작한다. 그러다가 기회가 되면 침대를 파고든다.


오늘은,


커피를 마시고싶다는 간절함과 어제 빌려온 책 여섯권을 싸들고 침대로 가고싶은 유혹이 비등비등하게 싸우고있다. 아! 원두가 떨어졌다. 한스푼도 안남은 커피콩을 보며 절망. 인스턴트라도 마셔야할까. 인스턴트 커피는 내게 비상식량이다. 인스턴트커피는 맛이 없어서 설탕을 넣는다. 검고 달게.


검고 달게...라고 쓰고보니 생의 한가운데에서의 니나가 생각난다. 여기서의 필명을 니나, nina, Nina 등등으로 넣어봤는데, 흔한 이름이라 그런지 아무것도 닉네임으로 등록할수가 없었다. 커피를 타와야겠다. 니나처럼 검고 달게 마시겠다.


검고 달달한 커피를 마시면서 어제 빌려온 책 중 하나를 펼쳐봤다. 한소진의 <길건너 그남자>. 대출기한때문에 급하게 갔던거라서 빌리고 싶은 책에 대한 사전 준비없이 가선 서가를 서성대며 책을 골라왔다. <길건너 그남자>라니..그 제목을 집어든것도 나의 요즘 심리상태? 겉표지에 아주 자극적인 부제도 붙어있다. '단하루만이라도마음이통하는사람과살고싶다' 라니..음. 파격인걸. 뭐야. 불륜을 부추기는 책인가? 첫장을 들추니 친구남편의 부고를 들은 주인공이 어느틈엔가 그 친구를 부러워하는 대목으로 넘어가버린다. 노골적이다. 중년판 하이틴로맨스류일까? 암튼. 그 가벼움과 노골적임이 에쿠니 가오리를 떠오르게 했는데, 뒷표지엔 심지어 이런말까지 적혀있다. '첫사랑이던 한여자와 한남자의 짧은 재회, 그 만남의 파장을 각각 여자와 남자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독특한 심리소설!' 이런. 에쿠니 가오리 한국판 카피인가보다. 젠장. 읽게되면 한줄소감을 남기겠다. 한 줄이면 되지싶으니까.


메신저창이 뜬다. 뉴욕에 있는 학생이 질문. 삐뚤삐뚤한 선으로 삼각함수를 위한 삼각형을 좌표평면위 사사분면위에 하나씩, 4개를 그려놓는다. /대각선이 모두 플러스인 이유를 정확이 설명못하겠어여.. /그건 나머지 두변을 제곱해서 더한뒤 루트를 씌웠기때문에 양수야. 길이니까 그렇기도 하고/ 아..그러쿤아.ㅋㅋㅋㅋ, 아참, 선생님 저 다음주 금요일에 한국에 들어가요. 가면 pre-calculus 공부해야해요. 여기서 교과서 가져갈게요. 다음학기에 ap-calculus들으려고요. 제가 들어 갈 수업시간 있어요?/ 일단 만나서 얘기하자.^^/네.ㅋㅋㅋㅋ


웃음이 원래 많은 애라 그런지 메신저창에서 킥킥대며 움직이는 ㅋㅋㅋㅋ가 잔뜩 떠있다. 사랑스러운 아이다. 수학을 잘하지는 않지만 착하고 바른아이. 열심히 해보고 싶다는 그런 아이. 메신저로 질문도 자주한다. 주로 쉬운걸 물어봐서 질문받는 내입장에선 언제나 다행이다. ㅎㅎ


검고 단 커피를 마셨더니 잠이 달아났다. 나의 하루를 시작해봐야겠다.









p.s. 아주 어렵게 원의 방정식 하나 더 설명해줬다..ㅠ.ㅠ
       이것이 말로만 듣던 국제과외? ㅋㅋㅋ 근데, 무료과외다. ㅎㅎ
       작년 여름에 다 해줬던거 같은데..흑. 지금 math b한다던데..이래가지고 pre-calculus할 수 있을까..
       걱정되는군.


나의 손실





하릴없이 인터넷을 이리저리 쏘다니다 요즘 무척 마음이 가는 고양이 사진을 검색하던중 고양이 사진들을 매우 따뜻한 시선으로 찍는 어떤 분의 블로그를 알게되었다. 감탄에 감탄을 하며 사진을 며칠 감상했는데..일년전쯤 그분이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그 가을쯤 홍대 어디쯤에서 그분의 고양이 사진 유고전이 열린것도 알게되었고. 계속계속 사진을 보다보니 그 블로그에 조금 더 익숙해지다가 방명록으로 넘어가게 되었고 그 방명록에서 그분을 애도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아직도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는 것도 알게되었다. 페이지를 뒤로뒤로 넘기다보니 어느 시점쯤 부터는 예전에 그분이 달아놓은 댓글도 보이고.. 그러다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모르는 사람이다. 그런데 그 사람의 죽음이 갑자기 너무 슬펐다. 살아있는 동안 그 블로그를 알지못해서 웹상에서나마 알고지낼 기회를 놓친것도 아쉬웠다. 이제야 알게된건 그나마 위안이 되지만..어쩐 일인지 눈물이 줄줄 흐를만큼 슬프게 느껴졌다. 그럴 이유까지는 없음에도 불구하고.


내 설움의 표출인지 그를 알지못했던 나의 손실에 대한 슬픔인지 모르겠다.


그런 생각도 했던것 같다. 요즘은 유언장을 미리 쓰는게 유행이라고 들었는데, 인터넷상의 나의 공간들과 내가 끼적거려놓은 글들은 만약 그런 경우 어떻게 될까. 다른것들은 가족들이 이리저리 정리해도 좋지만 내경우, 별내용은 없어도, 나의 글들은 모든가족에게 비밀이고, 끝까지 비밀이고 싶은데..인터넷을 떠돌아다니다 스러지는걸까?


많이 울었던 하루. 참 여러가지 한다, 너.  -_-





p.s.
그리고 여기, 티스토리에서 이렇게 다시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