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고 이제와서 물를수도 없으니 그냥 같이 잘살아보자'에 해당되는 글 1건
- 2008.12.07 나 요즘 왜이러니. 4
- 나 요즘 왜이러니.
- 日常茶飯事
- 2008. 12. 7. 23:55
큰애의 마음을 상하게했다..
잘하는 짓이다.
어제는 아들한테
오늘은 곧 생일을 맞이하는 큰애가 포토프린터 사달라는데 꼭 필요한거냐며 속상하게했다.
뭐 내 변명을 좀 하자면,
1년전에 산 핸드폰이 좀 이상해요..라는 말에는 핸드폰은 필수품이니까 좀 비싸도 사줘야겠다고 생각했고,
포토프린터는 과연 그게 꼭 필요한건가 싶은 의구심에
엄마가 요즘 좀 형편이 어려워서..라며 꼭 필요한건지 다시 생각하라고 했을 뿐.
게다가 배보다 배꼽이 큰 게 프린터의 특성이니, 잉크값이 인화비용보다 더 들지도 모르고.
리필용 잉크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는게, 간간히 카트리지를 새걸로 해줘야 프린터가 제구실을 하더라구.
아이는 핸드폰을 포기하고 포토프린터를 사달라고 했는데..
남편은 보통, 내가 아이들 요구를 너무 댓가없이 쉽게 승낙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이어서,
같이 저녁 먹는 자리라 선뜻 그러마고 말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도 꼭 필요하다면 사줄 생각은 있었다구.
큰애는 나름대로 당당하게 필요한걸 말한게.
아르바이트를 한개만 할때는 지용돈 쓰기도 빠듯해서 아쉬운소리해가며 용돈을 좀 더 타갔었는데,
얼마전에 예비고딩 영어과외를 하나 더 추가하면서 주머니 사정이 좀 나아지자
작년에 했던대로 이번 자기 생일을 앞두고 또 우리들에게
<낳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벤트성 선물을 했는데,
이 통 큰것이, 아빠에게는 보스 셀렉션 향수를,
내게는 가죽장정의 다이어리와 함께 비싼 샤프펜슬과 색색깔의 펜셋트를 선물했었다.
그깟 과외비 얼마나 된다고 받은돈의 1/3을 부모님 선물값으로 썼으니
스스로 해결하려고 했던 프린터를 생일선물로 받고 싶었을꺼다.
그런 기특한 내딸을 <교육상>이란 명목으로 가슴아프게 했다..
눈물을 뚝뚝 흘리며 속상해하는데..달래러 들어갔다가..더 화만 내고 나왔다.
큰애의 주장에 따르면 내가 작년 생일에 케잌도 안사다줬다고 한다. 진짜? 그럴리가?
근데 생각이 안난다. 다만 큰애가 남친이랑 늦게까지 놀다와서 남편이랑 기다렸던 기억만 난다.
나, 계모출신 엄만가..-_-
내 나름대로는 이번 생일에 <씨네21>1년 정기구독권을 선물해줄까도 나름 고민했었다구.
매번 그거 사러 귀찮아하면서도 나갔었잖니. 그래서..
큰애 생일날 남자친구까지 불러서 맛있는걸 해주면 좀 풀릴려나..
암튼..반성중이다..
난 항상 내가 너무 일찍 엄마가 된게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스물다섯에 한 인간의 교육을 전적으로 책임지기 시작한다는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진짜 열심히 노력하는데도 매번 시행착오를 하고 있는 느낌?
좋은 부모가 될려면 인격적으로 좀 더 성숙한 마흔즈음이 적절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이제 네살짜리 아가가 있다면 그럼 잘 할 수 있다는건지?
스스로에게 묻고나니 그것도 자신없네그려.
아이랑 계속 같이 철들고 있다고나할까..
-_-;;
Recent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