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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3.07 <커피 마스터클래스> 2
  2. 2008.06.19 요즘, 3

<커피 마스터클래스>


<노서아 가비>를 시작점으로 <커피 교과서>를 거쳐서 <커피 마스터클래스>까지 왔다.


이 책은 좀 더 실질적이어서 로스팅과 핸드드립(Brewing)에 대해 일반인이 이해하기 쉽게 언급을해놓았다. 덕분에 내가 잘못 알고 있던 핸드드립에 대한 몇가지 상식이 수정되었고, 난 좀 더 세심하게 커피를 내려마시는 여자로 거듭났다. -_-v


드리퍼는 가격차이때문에 세라믹과 플라스틱으로 나누는줄알았는데, 추출시간이 다르다는걸 새롭게 알았고, 물온도를 잴수있는 온도계를 살까말까 망설이다 안샀는데, 그걸 하나 가지고 있어야겠다고 생각하게되었고, 눈금으로 된 주방저울을 가지고있는데, 1g 단위로 측정되는 디지틀저울을 새로 사야겠고, 동으로 된 드립포트와 드리퍼 또한 취향과 금액차이라고 생각했으나그것도 커피맛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라서 기회가 되면 장만해서 경험해보고싶고, 마트같은데서 주로 파는 종이필터가 칼리타식이어서 드리퍼도 고민없이 그걸로만 썼는데, 하리오식의 드리퍼세트로 내린 커피도 마셔보고 싶어졌다.


예가체페만 볶아주는 집에서 로스팅 정도를 달리해서 원두를 주문했으며, 나의 학생이 캘리포니아의 마운틴 샤스타에서 사다준 원두까지 추가해서 '내맘대로 블랜딩'의 새로운 장을 열어, 핸드드립임에도 불구하고 내맘에 쏙드는 진한 사약커피 한사발을 제조하여 내킬때마다 복용하고 있어서 하루중 서너시간만 카페인 미섭취상태( 하워드 슐츠의 표현을 빌리자면 'pre-caffeined' 상태)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다. ㅠ.ㅠ


저번에도 말했다시피, 내 이럴까봐 커피에 대해 자세하게 알고 싶지 않았으나...이미 엮인것 같다. 커피, 어렵다.

한때는 readordie로 살고 싶었으나 요즘은 coffeeordie.....  -_-;;


                                                                               <오후를 깨어있게 할 사약커피 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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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다행히도(?)  입맛이 없다.

겨우 감기였을뿐인데도 된통 아프고나니 완전히 입맛을 잃었나보다. 감사할 일이다. 한동안 바쁘고 불규칙한 생활과 무절제한 식습관으로 돼지가 됐다. 그렇게 변해가는 내자신이 싫었는데 그 싫음이 대인기피증 비슷하게도 나타났었다. 뭘입어도 마땅치않고, 돼지한테 무슨 옷을 사주겠어..이러며 쇼핑을 미루다보니 입고 나갈옷도 없고. 그러다보니 결과적으로 몇몇을 제외하곤 사람도 안만나고. 그런 일상의 반복.


원래 내체질은 운동을 좀 해줘야 몸이 가벼워지는 편인데, 감기전후로 몸이 축쳐지면서 꼼짝을 하기가 싫고 자꾸 침대속으로 기어들어가고 싶어진다. 아침에 눈뜨자마자 커피를 갈아서 한잔 만드는게 내하루의 시작이었는데..요즘은 커피를 마시지않고 하루를 시작한다. 그러다가 기회가 되면 침대를 파고든다.


오늘은,


커피를 마시고싶다는 간절함과 어제 빌려온 책 여섯권을 싸들고 침대로 가고싶은 유혹이 비등비등하게 싸우고있다. 아! 원두가 떨어졌다. 한스푼도 안남은 커피콩을 보며 절망. 인스턴트라도 마셔야할까. 인스턴트 커피는 내게 비상식량이다. 인스턴트커피는 맛이 없어서 설탕을 넣는다. 검고 달게.


검고 달게...라고 쓰고보니 생의 한가운데에서의 니나가 생각난다. 여기서의 필명을 니나, nina, Nina 등등으로 넣어봤는데, 흔한 이름이라 그런지 아무것도 닉네임으로 등록할수가 없었다. 커피를 타와야겠다. 니나처럼 검고 달게 마시겠다.


검고 달달한 커피를 마시면서 어제 빌려온 책 중 하나를 펼쳐봤다. 한소진의 <길건너 그남자>. 대출기한때문에 급하게 갔던거라서 빌리고 싶은 책에 대한 사전 준비없이 가선 서가를 서성대며 책을 골라왔다. <길건너 그남자>라니..그 제목을 집어든것도 나의 요즘 심리상태? 겉표지에 아주 자극적인 부제도 붙어있다. '단하루만이라도마음이통하는사람과살고싶다' 라니..음. 파격인걸. 뭐야. 불륜을 부추기는 책인가? 첫장을 들추니 친구남편의 부고를 들은 주인공이 어느틈엔가 그 친구를 부러워하는 대목으로 넘어가버린다. 노골적이다. 중년판 하이틴로맨스류일까? 암튼. 그 가벼움과 노골적임이 에쿠니 가오리를 떠오르게 했는데, 뒷표지엔 심지어 이런말까지 적혀있다. '첫사랑이던 한여자와 한남자의 짧은 재회, 그 만남의 파장을 각각 여자와 남자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독특한 심리소설!' 이런. 에쿠니 가오리 한국판 카피인가보다. 젠장. 읽게되면 한줄소감을 남기겠다. 한 줄이면 되지싶으니까.


메신저창이 뜬다. 뉴욕에 있는 학생이 질문. 삐뚤삐뚤한 선으로 삼각함수를 위한 삼각형을 좌표평면위 사사분면위에 하나씩, 4개를 그려놓는다. /대각선이 모두 플러스인 이유를 정확이 설명못하겠어여.. /그건 나머지 두변을 제곱해서 더한뒤 루트를 씌웠기때문에 양수야. 길이니까 그렇기도 하고/ 아..그러쿤아.ㅋㅋㅋㅋ, 아참, 선생님 저 다음주 금요일에 한국에 들어가요. 가면 pre-calculus 공부해야해요. 여기서 교과서 가져갈게요. 다음학기에 ap-calculus들으려고요. 제가 들어 갈 수업시간 있어요?/ 일단 만나서 얘기하자.^^/네.ㅋㅋㅋㅋ


웃음이 원래 많은 애라 그런지 메신저창에서 킥킥대며 움직이는 ㅋㅋㅋㅋ가 잔뜩 떠있다. 사랑스러운 아이다. 수학을 잘하지는 않지만 착하고 바른아이. 열심히 해보고 싶다는 그런 아이. 메신저로 질문도 자주한다. 주로 쉬운걸 물어봐서 질문받는 내입장에선 언제나 다행이다. ㅎㅎ


검고 단 커피를 마셨더니 잠이 달아났다. 나의 하루를 시작해봐야겠다.









p.s. 아주 어렵게 원의 방정식 하나 더 설명해줬다..ㅠ.ㅠ
       이것이 말로만 듣던 국제과외? ㅋㅋㅋ 근데, 무료과외다. ㅎㅎ
       작년 여름에 다 해줬던거 같은데..흑. 지금 math b한다던데..이래가지고 pre-calculus할 수 있을까..
       걱정되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