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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9.04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조너선 샤프란 포어 6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조너선 샤프란 포어








언제부턴가 책을 봤을때 내가 그 책을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 기억이 안나기 시작했다. 강렬히 기억에 남을 만하다면 좀 예외지만.  내용은 기억나고 제목이 기억나지 않는 수도 허다했다. 볼때마다 새로운 느낌인 잇점은 있다. 감동도 새롭지. 뭔가 기시감이 느껴지긴 하지만말야.


하지만 세상에 널려있는 책과 나의 책읽는 속도, 책읽기를 위해 앞으로 내게 남아있을 시간들을 생각하면 봤던 책을 매번 새로워하며 보고 또보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은건 아닐까 싶어 읽을때마다 기록을 하기로 했다. 왠만하면 한번씩만 읽어야지.


나머지 시간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눈맞추고 사랑한다는 느낌을 공유해야할테니까. 이런 기특한 생각을 우리 아이들이 아주아주 아가였을때 했었더라면 정말 좋았을껄 싶다. 하지만 늦었다고 생각할때가? 딩동댕~ 가장 빠른 때다. 이제라도 그렇게 해야겠다!!! 고 결심하게 만드는 책이 바로 이책이다.


살다보면 그 때 그 말을 했었더라면 좋았을껄~하고 후회하는 때가 있다. 나의 경우는 내 아이들이 좀 더 어릴때 좀 더 많이 안아주지 못한거, 아이가 나를 부를때 모든일(그래봤자 겨우 청소를 하거나 음식을 준비하는 일따위)를 멈추고 아이의 눈높이로 낮춰서 눈맞춰주지 못하고 지나갔던 그 여러번의 순간들, 나의 엄마에게 좀 더 살갑게 대하지 못하는것들, 그리고 무엇보다도..돌아가신 나의 아버지에게 나를 낳아주셔서 실은 고마웠다는 말을 못한거는 두고두고 후회된다.


아홉살짜리 오스카가 이 모든것을 돌아보게 해주었다.




p.123
뉴욕에 사는 '블랙'이라는 성을 가진 사람들을 마지막 한 명까지 모조리 만나보겠다고 결심했을때도 그때와 비슷한 기분이었다. 상대적으로 무의미하다 해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다. 상어가 헤엄치지 않으면 죽어버리듯이, 나도 뭔가 해야 했다. 뭐 어쨌든.


p.185
우리가 살아야만 한다는것은 치욕이야, 하지만 우리 삶이 단 한 번뿐이라는것은 비극이란다. 인생을 두번 살 수 있다면 한 번은 그녀와 보냈을텐데.


p.216
"카드에 무슨 내용을 쓰시나요?"
"이름하고 한 단어로 요약한 전기를 써놓지!"
"겨우 한 단어라고요?"
"어떤 사람이든 딱 한 단어면 충분해!"
...........
"헨리 키신저: 전쟁! / 톰 크루즈: 돈! / 스티븐 호킹: 천체물리학 .../모하메드 아타 :전쟁......"


p.278
화요일 오후에는 페인박사에게 가야했다. 왜 내게 도움이 필요하다는건지 이해가 안되었다. 아빠가 죽었다면 누구든 무거운 부츠를 신고 사는것이 당연하고, 부츠가 무겁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야말로 도움이 필요한데 말이다..........."아니에요. 그건 아빠가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참혹하게 죽은 탓이에요."....."마음속 깊은 곳에 묻어 둘 거예요...아무리 많은 감정이 생겨도, 밖으로 드러내지 않겠다는 거예요. 꼭 울어야겠다면 속으로 울거예요. 피를 흘려야한다면 멍들게 하는거죠. 미쳐버릴 것 같다해도 세상 사람들한테는 입을 꼭 다물거예요. 말해봤자 아무 소용없어요. 남들의 인생까지 구렁텅이에 빠뜨릴 뿐이에요."


p.287
왜 아빠는 안녕이라고 말하지 않았을까?
가슴에 멍이 들었다.
왜 아빠는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았을까?
수요일은 지루했다.
목요일은 지루했다.
금요일도 지루했다. 금요일이 토요일 바로 전날이라는 점만 제외하면. 그 말은 자물쇠에 훨씬 더 가까워졌다는 뜻이고, 그건 행복이었다.


p.340
휴대폰에 생각이 미쳤다.
아직 몇초의 시간이 있다.
누구한테 전화를 걸어야 할까?
무슨 말을 해야할까?
나는 그럴때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할지 모조리 생각해 보았다. 태어난 이상 천분의 일초 후든, 며칠 후든, 몇달 후든, 76.5년 후든, 누구나 죽어야한다. 태어난 것은 모두 죽어야한다. 그말은 우리 삶이 고층 빌딩과 같다는 의미이다. 연기가 번져오는 속도는 저마다 다를지라도 불길에 휩싸여있기는 다 마찬가지이고, 우리는 모두 그 안에 갇혀 있다.


p.439
너에게 지금까지 전하려 했던 모든 이야기의 요점은 바로 이것이란다, 오스카.
그 말은 언제나 해야 해.
사랑한다,
할머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