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잡담] 이라고 제목을 붙이고 나면, 지나간 글들 중 잡담 아닌건 뭐있었냐 라는 자문에 이어, 이건 그나마 [더 잡담스러운], [이야기 소재가 이리저리 널을 뛰는] 이라는 의미임을 꼭 밝히고 싶어진다. :)
2.
요즘의 내 생활은 8시/1시/6시 로 구획되어진다. 예전에 수업 많을때는 00이수업/ ##이수업/ **이수업등으로 2시간 단위로 구획되어 있었다. 요즘엔 수업은 저 시간들 사이사이에 적당히 끼워져있다. 저 시간은 내가 밥을 차리는 시간이다. 이제 예비 고삼의 본격적인 공부모드때문에 시간이 저런 식으로 세팅되었다. 독서실에서 있던 작은 애가 저 시간이면 집으로 온다. 이런 패턴이 수능날까지 이어지는게 내 바램이면서도 동시에 뭔가 갇혀버린 기분이다. 아니다. 갇히다니. 제발 이런식으로 시간대별로 집으로 와주길. 나머지 시간엔 독서실에서 열공하시고.
3.
서재를 갖는게 소원이었는데, 그러다가 막상 서재가 생겼는데, 날씨가 춥다는 핑계로 그 서재에 내려가는걸 소홀히 하고 있다. 다락방 서재가 더 로망이었는데 사정상 아래층 서재를 갖게 되어서 서운한 마음에? 아니면 실은 책을 좋아한다는건 핑계였어서? 책들이 야곰야곰 윗층으로 올라와 여기저기 쌓여가고 있다. 그러다 어느날 박스에 담겨진채로 엘리베이터타고 아래층으로 내려가 한쪽에 상자채 냅둬지기도 한다. 서재용 털실내화랑 새난로가 필요하다. 아니. 미니 오디오라도 가져다놓아야 하는걸까. 혹시, 안쓰는 라디오, 저 주실 분? ^^
4.
내가 대학새내기때 태어난 사촌동생이 있다. 스무살 차이다. 엊그제 막내이모랑 우리집에 다녀갔는데, 얘가 고딩일때 한동안 나랑 공부도 같이 했었다. 남동생이 없는데다 남녀칠세부동석(?)이 아직도 지켜지던 시대에서 살았던 나는 그 풋풋한 시절의 남고생들에 대해 거의 아는바가 없었는데, 같이 공부할때도 얘가 재밌는 얘기를 많이 해줬었다. 그 당시 알던애중 하나가 현역을 면제받은 얘기가 화제에 올랐다. 비법은 <병무청 홈페이지 안내문을 몽땅 다 숙지하고 이용하기>쯤으로 제목을 붙여야한다. 시력검사병력을 이용한 방법이었다. 매뉴얼대로 여러차례 서류제출후 세차례의 신검후 보충역 판정. 비교되게도 다른 친구하나는 45kg미만 면제를 이용하려하였으나 약간의 체중조절뒤 신검결과 45kg이하를 통과했음에도 현역. 43kg으로 바뀐 홈페이지 안내문을 숙지하지 않은 결과였다나? 매뉴얼은 역시 중요해.
5.
온갖 [사용설명서]를 따로 보관하는 서랍이 있다. 맞다. 난 매뉴얼 신봉자다. 뭔가 더 잘 이용하고 싶으면 일단 사용설명서를 본다. 두어달전에 산 전기압력밥솥이 있다. 뭐가 문제인지 가끔씩 습기가 밥솥 내피벽을 타고 흘러 보온중인 가장자리밥을 적셔서 삭아버리게 하는거다. 밥알이 꼬들거리는걸 좋아하는 내가 제일 싫어하는 현상이다. 그래서 보온도 잘 안하곤 하는데. 암튼 사용설명서를 뒤적여봤다. 해결방법이 있었다!!! 버튼 몇번만 조작하면 보온 온도를 74도->76도로 올려놓을 수 있고, 그러면 그 증상이 완전 사라져서 아침에 한 밥이 점심때 저녁때까지도 꼬들꼬들. 으하하하. [사용설명서] 사랑해요. 그런데 나이들수록 사용설명서를 잘 안읽게 된다는 친구들의 증언이 있었다. [사용설명서 스터디그룹]을 만들어야겠다.
6.
작은애의 딜레이데이는 금요일이다. 딜레이데이가 뭐냐면..가령, 이번 방학을 예로 들면 거의 60일정도의 공부시간이 책정되는데 수능까지의 장기 계획에 대비하여 이쯤은 중기계획이 된다. 그러고나면 일주일단위의 단기 계획이 세워지는데 그 일주일동안 쉬는날이 있어야한다. 작은애의 현재 성적으로는 숨도 안쉬고 공부해야하지만 그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그 쉬는날이란게 일주일동안의 계획- 더 정확히 말하면 6일동안-의 계획을 완벽히 실천하게되면 하루를 신나게 놀 수 있는거고, 게을렀거나 불가피한 사정이 생겼거나하면 계획에 차질이 생기니까 그 중 하루를 보충하는 날로 잡아야하는데 그게 바로 딜레이 데이이다. 앞으로 일년동안 나의 자유시간도 거의 금요일로 잡히겠지. 중간에 애가 딜레이데이 요일을 바꾸면 내꺼는 자동 변경이다. 대한민국 고삼이 엄마들의 현주소다. 이렇게 쓰고나니 막 슬퍼진다.
7.
운동하러가야하는데, 게으름피우면서 잡담했다. 어차피 1시에 또 밥차려야하니까 책이나봐야겠다. 큰애가 [덱스터]에 열광하길래 취향이 독특하네...이러면서 무시했는데..원작이 재밌다. 절대 덱스터 미드 시리즈에는 빠지지 말아야쥐.. -_-
Recent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