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세시 반.



세시 반.


진한 커피를 한잔 준비한다.
갓볶아서 택배로 보내준 커피를 갈아서 머그컵에 한 잔 가득.
이제 오늘의 일이 시작되니까.


난 내 아이들을 돌볼 생각으로 이런 일을 선택한 거 였는데
어느 순간 아이들은 학교에서 돌아오면 두시간마다 2분쯤 엄마 얼굴을 보게되는 시스템이 되어버렸다.
이럴 생각은 아니었는데..


요즘
뭔가 잘못된건 아니었을까 싶어진다.


살면서 후회되는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겠지만
돌이켜 생각하면 지우고싶은 일은 왜그리도 많은지
생각이 깊어지면 부끄러운 일이 줄줄이 생각나서 얼굴이 화끈거린다.


후회없는 삶을 살겠다는 거창한 결심은 한번도 해본적이 없지만
이렇게까지 부끄러워질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