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읽었더라..
남편들에겐 <사랑=밥>이라고.
내가 아는 어느 아줌마도 그런 한탄을 한적이 있다.
자기 남편이 집에 들어서면서 하는말이 "밥줘"라고. 그러면서 "혹시 내 얼굴이 밥으로 보이는걸까?" 라며 한숨.
엊그제였던가 다음주에 입시시험을 보는 학생이 내수업틈새에 최대한 자기수업을 끼워넣다보니
원래 11시면 끝나는 날인데, 밤11시부터 새벽 1시까지 한타임이 더 들어가버렸다.
그전에 30분쯤 여유시간이 있어서 윗층에 올라와서 애들이랑 뭐좀 먹고 잠시 쉬고 있는데 룸메이트가 집엘 왔다.
[수업 끝났니?]
[아니. 2개 했는데, 쫌있다 9시부터 2개 해야돼]
[오늘 수업 시간이 왜 그래? 지금도 눈이 충혈된것 같은데.]
[응..뭐 다음주까지는 어쩔수없어. 걔 비교내신 끝나면 수업 그만둘꺼니까 그때 쉬어야지 뭐]
[근데..나 내일 좀 일찍 출근하는데..아침밥 준비하기 어렵겠네?]
[글쎄..지금은 뭐라 말해줄수가 없네? 앞으로 5시간뒤에 정확한 컨디션이 나오겠어서? ㅎㅎ]
[그럼 내가 나가서 빵을 좀 사올까?]
[오..아침에 빵먹고 가게? 그럼 내가 좀 수월하지..고마워~ ^^]
나의 룸메이트가 아침식사로 빵을 먹는건 일년에 서너번쯤 될까말까다.
십분쯤 됐나? 빵사러 나간 룸메이트로부터 전화가 왔다.
[정말 희안한게... 빠리바게트, 뚜레쥬르, 심지어 던킨도너츠까지 다 문을 닫았어. 명절끝이라 그런가봐.]
[그래요? 그럼 뭐 할수없지..그냥 들어와요.]
[지금 도미노피자 시키면 배달되나?]
[피자? 왜? 저녁 안먹었어?]
[아니. 시켜놨다가 내일 아침에 데워먹으려구.]
[...............-_-]
아니, 여보세요..
아침밥 못먹는게 그렇게 무서워?
아님. 진짜로 <밥=사랑>이어서 하루라도 안먹으면 사랑받지 못한다는 느낌이 드는거야?
남자들에겐 밥과 사랑은 이음동의어인게 확실한 듯.
'밥줘~'라는 그 말은, 나에게 사랑과 관심을 가져달라는 다른 표현일지도..
p.s.
빵사러 동네를 헤매고 다니던 그분께서는 다음날 아침 참치죽을 드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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