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하고 있는 아들내미의 생일이 오늘인데, 어제 공부끝나고 영화를 보고싶다고 하길래 나랑 둘 다 할 일이 끝나는 시간에 영화를 예매해서 밤11시부터 영화를 봤다. '어떤' 영화인지는 하나도 중요하지않고 영화를 '본다'는 자체에 의미를 둔거라 시간에 맞는 영화를 골라 <타이탄>을 봤다. 우리는 모두 조니뎁의 열혈팬인지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보고싶었으나 스크린을 <타이탄>이 점령하고 있어서 선택의 폭이 너무 좁았지만 모처럼 영화관에 갔고, 아무 생각없이 보고 오기엔 나쁘지않았다. 원래 신화이야기를 좋아하기도 하고.
단한가지, 내입장만 얘기한다면 최근에 영화관에 가서 본 영화가 <아바타>인데, 그다음에 다시 영화관에 갔더니 아바타의 주인공이 타이탄의 주인공으로 나오는 (헤어스타일도 바꾸지 않고- 역시, 순전히 내 입장에서 봤을때) 것이 좀 야릇한 기시감을 느끼게 한 것만 빼면, 괜찮았다. 나비족으로 다시 태어난 주인공이 이번엔 타이탄으로 변신한듯한 싶은 기분? 트랜스포머의 인간판? :)
진짜 재밌었던건 영화가 끝나고 난뒤였다.
영화가 끝나고 나오는데, 작은 아이 친구 두명이 상영관 출구앞에서 케익을 사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오..정말 뜻밖이었고 깜짝 놀랐다. 작은 아이야말로 전혀 예상 못했던바라서 많이 감격해했다. 아들아이 친구가 나한테 문자로 어디있는지 몇시에 끝나는지를 물어보길래 문자 답장을 해줬었는데 거기서 기다릴줄은 정말 몰랐다. 시간이 거의 1시가 다되었는데.. 재수생활한다고 친구를 안만나고 있어서 그 아이들이 많이 배려해서 어제같은 날 찾아온 듯하다.
그냥 보낼수가 없어서 24시간 영업하는 고기집엘 가서 그 시간에 삼겹살을 먹었다. 그리고 데려다준 시간이 2시 반. 다음날 1교시 수업도 있다면서도 함께 시간을 보내주는데 어찌나 고맙던지. 원래 친한 애들이다. 중학교때는 내 차에 태우고 등하교도 시키고, 아무때나 집에 와서 놀다가 자고 가기도 하고..그러다가 둘 다 대학엘 들어갔고. 합격, 불합격 명암이 갈리던 1월달에 대학에 붙었음에도 우리애 성적이 우울해서 같이 못놀아서 심심하다고 하던 애들이다.
단순화시킨 생활에 힘들어하던 작은애한테 고마운 이벤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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