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의 수다.




1.

옆집 203호랑 잘지내는게 나의 오래된 로망이라는건 내가 누누히 말해서 다들 알지?^^;;

 

드디어 올 봄에 새로 이사온 203호랑 잘지내게 됐어.

아이 둘을 데리고 우리집에 놀러왔다가 내가 아래층에서 수학 가르친다는걸 알고 갑자기 상담모드로 돌입,

큰애가 국제중 준비하는 중이라고 수업을 하게되고 말았지모야.

큰애는 여자앤데 엄마닮아 애교있고, 작은 애가 초딩 2학년인데 얘가 너무 귀여운거야.

완전 개구장이처럼 웃는 그런 아가.

 

나한테 질문있다고 하더니, 자기도 여길 와도 되냐고 묻데?

그래서 수학문제를 풀다가 모르는게 있으면 누나가 수업할때 같이 오라고했지.

 

한달 쯤뒤, 큰애가 웃긴 얘기해주겠다며 그러는거야.

 

[선생님. 동생이요, 여기 오고싶어서 수학문제를 아무리아무리  많이 풀어도 도저히 모르는게 없어서 올 수 가 없어 속상하대요]

 

푸하하하..하긴. 초딩 2학년이면 수학문제에서 도무지 모르는게 없을 나이긴 하지.

너무 귀여워서 학생들 간식용으로 준비한 초코렛이랑 과자랑 음료수 등등을 잔뜩 챙겨줬다.

 

2.

우리집 애들은 엄마한테 웃긴 얘길 해줘서 내가 웃는걸 작은 효도로 생각하는 편인데^^;

그러다보니 웃긴 에피소드는 언제나 나와 공유하는 편이다.

 

내 눈엔 우리 딸인 큰애가 눈에 넣어도 안아플만큼 눈부시게 이쁜데,

얘는 나가면 이쁘단 말보다는 어려보인단 말을 더 많이 듣는 편이고

작은애는 평범해보이는데 사람들한데 잘생겼단 소릴 종종 듣는가보다.

 

[내딸이 이렇게 이쁜데 왜 사람들이 쟤한테만 잘생겼다 그러는거지? 사람들 눈이 다 이상한가봐]

 

이러면서 내가 위로아닌 위로를 했더니 큰 애가 하는 말,

 

[뭐, 괜찮아요. 항상 듣는 종류의 말이 있는데 그걸로 우린 퉁치기로 했어요.]

[퉁치기로 해? 뭔말인데?]

 

[사람들이 우릴 보면 닮긴했는지, 남녀사이로는 안보고, 이렇게 말해요. "오빠가 잘생겼네~". 그럼 뭐, 둘 다 이게 기분이 나쁜것도 아니고 좋은 것도 아닌 애매~한 상태가 되어버려서..ㅎㅎ]

 

아우..나는 이제 다 큰 얘네들이 아직도 귀엽고, 웃음코드도 나랑 맞아서 더욱더 사랑스럽다. ^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