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상 그렇듯이, 잡담.
- 日常茶飯事
- 2011. 10. 27. 13:24
1.
어제는 수업 후 캔디네 집에 놀러가서 수다를 떨다가 간간이 개표결과를 확인하면서 둘이서 매우 흐뭇해했었다. 시간 가는 줄 모르다가 거의 자정이 다되어 일어났는데 시동을 켜니 라디오에서 성시경이 클로징멘트를 하고 있었다. 순간, 그 유명한 "잘자요~"를 들을 수 있으려나 싶어 귀를 쫑긋 세웠는데, 정말 감미로운 목소리로 "잘자요~"를 해주더라. 와우...이건 뭐..앞으론 꼭 자정전에 라디오를 켜야겠다. 짜식..군대갔다오더니 능글능글해져선 더 맘에 드네.
2.
<꿈을 이룬 사람들의 뇌>의 읽어야 할 부분이 잔뜩 남아있는데 주말에 어디론가 놀러가고싶어 마음이 들뜬다. 금요일저녁부터 토요일까지 나만의 시간이 주어질것 같은데, 캔디는 아마 데이트가 있을것이고...여주에 갈까했는데, 언니는 이사준비땜에 바쁘다하고, 다른 친구들도 다들 주말이니 바쁘겠지. 어쩌다 시간이 주어져서 매우 감격스러운데, 어쩌면 도서관가서 책읽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것도 나쁘지 않겠지. 강이 보이는 창가자리에서 책읽으면 운치있으니까. 아니면 책한권들고 산책을 가든지. 걷다가 읽다가 걷다가 맛있는거 사먹고 책읽다가 또 걷지 모. '책읽는 산책'쯤 되려나. 그래도 캔디한테 책읽는 산책을 같이 할 생각이 있는지 물어보긴해야겠다.
3.
책읽는 산책을 하게되면 꼭 후기를 써야지~.
4.
지난번에 작은애는 시카고에 있고 , 큰애는 요코하마에 갔을때, 우리만 집에 남게되어 남편이랑 서울시티투어하는 기분으로 둘 다 마치 여행객처럼 대충 입고 편한 신발신고, 삼청동길을 걷다가 북촌칼국수에서 점심먹고, 그 옆의 에릭 케제르에서 한개 3000원짜리 커다란 초코칲쿠키를 하나 사들고, 까페 연두에서 아메리카노를 테이크아웃해서는 정독도서관 정원 벤치에서 느긋하게 얘기하며 오후를 보냈었다. 정독도서관 산책도 하고. 그 초코칲쿠키랑 그 커피 생각난다. 환상의 궁합이던데. '책읽는 산책'도 코스를 고를 수 있네?
5.
나같은 일을 하다보면 마음 상할일이 가끔 있다. 이번주초에도 그랬는데 이런 일은 가뭄에 콩나듯 어쩌다 한번 있어도 내가 왜 이 일을 계속 하고있는가 하는 자괴감에 시달리게 된다. 법륜 스님의 책과 말씀을 통해 내가 많이 온유해졌다고 생각했었는데 이건 뭐..이런 사소한일에 맞닥치고보니 전혀 아니었다. 다 그만둬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는데 그 순간에 이성을 챙겨 스스로 무덤 파는 일을 간신히 면할 수 있었다. 그래도 며칠간 마음이 진정이 안되고 속이 상했었다. 어제 친구에게 그런 얘기들을 털어놓으며 어른스러워지는거, 아직도 한참 남았다며 자평을 했었다. 물론 그 일의 원인이 된 사람에 대한 험담도 곁들여서.
그런데 오늘 그 엄마가 인사를 하겠다며 찾아왔다. 그 엄마야 그동안의 내마음의 상태야 전혀 짐작도 못할것이고, 지금 다시 생각해도 무슨 일처리를 저런 순서로 할까 싶은 생각이 비집고 올라왔지만, 나는 최대한 예의바르게 행동하긴했지만 그동안 마음을 잘 못다스렸던 걸 생각하니 부끄럽고 좀 당황스러웠다. 허둥지둥. 마음을 숨기느라 완전 바보같아 보였을거다. 이렇게라도 주절거리고나면 잊을 수 있다. 당장은 일을 그만 둘 생각이 없으니 이 사건은 잊고싶다.
6.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약자라는 말을 내아이들에 대한 경험치로만 이해했었는데 요즘에 그 말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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