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새벽에 잠이 깨서 남편이랑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인사이동의 계절인데 아직도 연락이 없다..이번에도 물건너 가는걸까..라는 얘기가 나왔다. 약간 불안해하는것 같기도하고 정치성이 전혀 없는 자신의 성격에 대해 약간의 자책도 하는거 같길래, 그런 제안을 했다.
[우리, 계획을 세우자. 플랜A와 플랜B를 만드는거야. 플랜A는 일이 잘됐을때 당신이 하고싶은거를 하는거고, 플랜B는 연락이 없을때 우리에게 위로가 될만한 걸로 계획을 짜는거지. 어때?]
그래서 우리는 플랜A 와 플랜B에 대한 계획을 꼼꼼히 짰다. 원하는것을 말하고 상상하는것 만으로도 둘 중 어떤 경우가 발생하더라도 기분이 나빠지지 않을 것같은 착각이 들게했다. 플랜A는 화려하게, 플랜 B는 세심하고도 위로가 될만하게.
언젠가부터 자주 그런 생각을 했다.
남들에게 자랑할 만한 최고의 일을 해내고 많은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고 부러움을 사는 그런 삶을 사는 사람들의 얘기들이 어디서나 부각되고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지만, 보통의 삶은 최선의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또는 최선의 노력 자체가 그닥 빛을 발하는 결과를 가져오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대단하고 찬란한 그런 인생을 원했을지 모르지만 현실은 소소한 삶 그 자체라는 거. 말하자면 인생의 대부분이 플랜B로 점철된 삶이었을지도 모른다는거.
어린 나이엔 플랜B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했다면 이제는 그게 뭐가 어때서! 라고 스스로에게 진심으로 말할 수 있게 된게 어른이 되어 달라진 점이라고나 할까. 그러니 이제는 내 아이들에게도 진심을 다해 노력했다면, 그러니까 남들보기에 최선을 다한게 아닌 여러가지 개인의 특성과 자질을 고려해서 스스로 생각해볼 때 최선을 다한거라면 그것이 플랜B라 할지라도 충분히 의미있고 그것만으로도 인생은 아름다운거라고 말해줄수 있다.
어쩌면 플랜B에 좀 더 주변을 돌아 볼 수 있는 여유가 담겨질 수 있고, 그래서 사람들의 삶이 하나하나 그 자체로 의미있고 소중하다는 걸 알아갈 수도 있고, 그래서 오히려 조금 더 행복해 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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