關係




시간이 훨훨 지나가고있다.
지난해가 가고 다시 올해가 벌써 이만큼.


오래도록 알고 지냈으나 더이상의 관계는 없어진 한때 친구들에 대한 미련이 점점 옅어지면서 그까이꺼 언제부터 사람에게 기대하고 살았다고 미련이 남나 싶어 훌훌 털고있는 중이고, 더 오래도록 알고 지냈으나 온갖 트라우마를 함께 가진 친구들이라서 오히려 내 상처가 들쑤셔질까봐 슬금슬금 피하던 진짜 오래된 친구들과 요즘들어 미친듯이 교류하며 지내고 있다.


거의 온종일 실시간으로 존재여부를 확인하는 중.
몰랐는데..난 독립적인 개체라고 생각했는데...얘네들의 이런 끈끈함이 내게 위로를 주고 있다.


큰아이와 연말에 한바탕 부딪힘이 있었는데 어찌보면 그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게끔 방향전환이 됐고, 작은애는 시카고에서 멘토를 하나 만난듯한데 아이 얘기만 들어서는 아직은 잘 모르겠으나 부디 아이가 기대하는 그런 멘토이길 기도하고싶을 지경.



에피소드 하나.
큰애랑 한바탕 한뒤, 난 자고있던 그 새벽에, 열받은 큰아이가 제 동생한데 카톡을 했다고 한다.


[야..니네 엄마가 나 미워해.]
[왜 또 엄마랑 한판 붙었어? 우리가 생각할땐 가끔 엄마의 행동이 황당하겠지만 이렇게 한번 가정을 해봐, 누나. 십몇년뒤에 우리가 애를 키우게됐는데 그때는 시대가 변해서 하루에 여섯끼니를 챙겨줘야하는데 우리 애들이 왜 엄마아빠는 우리에게 다섯끼니밖에 안챙겨주냐고 항의한다고 생각해봐라. 그 황당함이 어떻겠냐..]



작은애는 이제 지가 아빠 다음으로 집안의 가장인 양 나랑 큰애에게 철 좀 들으라는 식으로 슬쩍슬쩍 잔소리를 한다. 짜식..
나한테는 그랬다. 다음날 전화해서는 [ 엄마, 좀 다르게 표현하지 그랬어요..] 흥. 그래도 내가 엄만데..흑.


친구들과의 관계도 변하고 부모자식간의 관계도 시시각각으로 변한다. 내 부모와도 그랬고 자식들과도 그러겠지.


함수와 같다. x에 따라 y가 결정되는 관계. 난 요즘 독립변수가 아니라 완전 종속변수다, 여러모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