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뜨거운 커피가 필요해.
- 日常茶飯事
- 2013. 4. 20. 17:20
내가 뜨거운 음식을 훨씬 좋아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차갑거나 미지근한 음식들을 먹어야하는데..정말이지 짜증이..-_-;;
그러고보니 난 밥상을 차려놓으면 빨리 와서 먹으라고 성화를 댄다. 그리고 뜨거운 찌개나 국물을 먹는걸 좋아해서 입천장을 수시로 데여서 허물이 벗어지곤 한다.그야말로 저번에 딸애가 보여준, 밥먹어~ 소리에 식탁에 갔더니 밥상이 반도 안차려진 웹툰이 내얘기였다.
주부들이 대개 그렇긴한데..그동안엔 막연히, 별솜씨도 없는 음식이라 온도라도 맞을때 먹어야 맛있을거라는 강박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내가 뜨거운 음식을 좋아하니까 남들에게도 뜨거운 음식을 먹이고 싶었던것일 수도 있다. 암튼.
지난 수요일, 단지 치아 두 개를 상실한 상태인데 난 뭔지모를 허전함에 마실것들을 계속 마셔대서 오히려 체중이 약간 늘었다.ㅠㅠ 누가 한 십키로쯤 빠진다고도 했던것같은데.. 정말 무서운 치과치료에 용기를 낸 게, 체중감량에 대한 기대감이 전혀 없었다곤 할 수 없는데.. 빵빵하게 부어있다. 흑흑.
치료를 한 부위는 오히려 그냥그런데 이틀동안 몸살을 되게 앓았다. 지레 겁먹고 몸에 너무 힘을 준탓이든가 아님 입을 최대한 벌리고 한시간 반동안 있는게 의외로 중노동이든가 그럴것이다.아무튼 난 지금도 뜨거운 커피를 못마셔서 좀 심통이 나있는 상태다.
어제는 금요일인데도 나가서 맥주를 마실수도, 뭔가를 사먹을수도 없어서 집에 있다가 처음으로 먹거리 X파일을 본방사수하게 되었는데 마침 커피에 대한거였다.
연남동에 있는 커피리브레.
서필훈 대표가 직접 산지로 원두를 사러다니고 꼼꼼히 로스팅을 하고 로스팅상태가 아니다싶으면 폐기시키기도 하는데 얼마전엔 200kg을 버린적도 있다고했다. 나도..로스팅이 잘못된 커피가 어떤맛을 내는지 안다. 커피에 어울리는 표현인지는 모르겠으나 미친맛을 낸다.아무리아무리 참으려해도 도저히 끝까지 마실수없는 커피인데..가끔 사먹을때 그런 커피를 주는데가 있으면 너무 어이가 없다. 내가 자가 로스팅을 망설이는 이유중 하나이기도 하다. 매일 몇키로씩 볶아대는 로스터의 그 감각을 따라갈 재주도 자신도 없기때문.
스타벅스에서 온도가 안맞는 커피를 주었을때 하도 어이가없어서 이거 몇도에서 내렸냐고 묻자 바리스타인지 알바생인지가 좀 더 나은 원두 다시 갈고 장착해서 제대로 내린 커피 해 준 적 있다. 성의없는 커피는 그 근래에 있던 나의 모든 불만을 끓어넘치게하는 비등점이 될 수 있는 위험한 요소다. 물론 조용히 물어봤다. 내 등뒤에서 분노의 불꽃을 읽었는지는 모르겠다만.
커피 리브레의 쥔장이 모토로 삼는건 <얼굴있는 커피>였다. 생산자의 얼굴을 알 수 있는 커피, 생산자가 그 생두가 팔릴지 안팔릴지 걱정하지않고 오직 커피재배에만 온신경을 써주는 커피를 파는게 자기의 목표라고했다. 지금도 그러는것 같았다.
커피 리브레의 향좋고 신선한 커피를, 뜨겁게!!! 마시고 싶다는 열망에 시달린 밤이었다. 티비속이지만 머신에서 흘러내리던 신선한 에스프레소의 그 색감과 농도가 아직도 눈앞에 아른거린다.오늘, 그 뜨거운 커피를 마시러 마포까지 가고싶은걸 눌러참고..다음부턴 그곳에서 원두 주문할려고 맘먹고있다.
한가하고 심심한 오후..커피도 못마시는 오후..날씨가 요따윈데 얼음 넣은 커피 마셔야하는 슬픈 오후..-_-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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