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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처럼 한가한 날, 내가 한 일은..
- 日常茶飯事
- 2008. 8. 26. 18:19
무슨 말이냐면..하루종일 우엉조림 만들었다.-_-
뉴욕시 소재 고등학생인 나의 학생이 아직도 수업을 하고있는지라 나의 방학특강은 끝나지 않았는데,
그래서 오전에도 거의 수업을 했는데, 오늘은 그 아이가 병원엘 가는 날인데다가,
어쩌다 다른애들도 시간이 바껴서 오늘 하루가 통째로 내게 떨어졌다.
이 특별한 날을 어떻게 하면 가장 훌륭하게 보낼것인가 궁리를 하며, 일단 아침에 수영을 한시간 하고왔다.
늦잠자는 큰아이를 깨워 어디든 놀러가자고 해봤지만 아이는 꿋꿋하게 자고..
오늘 일본에서 서울로 온다던 친구가 아침일찍 집을 나서기 전 보낸 쪽지를 발견,
몇시가 비행기시간인지도 모르면서 일단 문자를 두개 보냈다.
[오는날이라 바빠? 아님 오는 날이라 오히려 한가해? 놀러와^^
나, 오늘 한가해~. 와인, 시원하게 냉장시켜놓을까?
공항에서 핸드폰켜면 바로 전화해~]
대강 이런 내용쯤되는 문자를 보내놓고 무작정 기다렸다.
쫌 심심해서 복숭아를 사러 나갔다가 그옆에 있던 양파 한자루랑 우엉을 샀다.
손질해놓은것도 아닌 흙묻은 우엉을.
2000원어치 단위로 판다길래 "주세요" 했는데..나중에 비닐봉지를 보니
우와..굵고 끼다란 우엉이 다섯개나 들어있었다.
저건 쫌 많아 보이는데..이러면서도 그냥 들고왔는데..
껍질벗기고 쪼개고 식초물에 담가놓고, 여기까지가 두시간.흑흑.
본격적인 우엉조림을 한 지 세시간. 엉엉.
정말 많은 우엉조림이 내게 생겼다.
뭐하는 짓이냐고. 누가 우엉조림을 저렇게 많이 먹는다구.
책도 안 읽은 채 다섯시간동안 달랑 우엉조림 한가지라니. 허무하다.
다섯시간이면 반찬을 적어도 다섯가지는 만들었어야하는거 아니냐구.
저 많은 우엉조림을 이제 다 어쩌지.
햄이랑 단무지랑 시금치사다 김밥싸야하나?
그건 너무 일을 벌리는 거쟎아.
문자를 보내놨던 친구는, 공항을 나오자마자 전화를 주었으나 오늘은 못만나고 내일보기로 했다.
내일, 그 친구한테 우엉조림이나 싸줄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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