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다 키운 이마당에 왠 <엄마수업>을 읽고 있냐는 질문을 받으며 읽은 법륜스님의 <엄마수업>은 읽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셋째는 좀 잘 키워볼려구~ ] 이러고 농담으로 받아쳤지만 셋째가 내게 생긴다해도 위의 두 아이를 키운것처럼 키우겠지?
스님의 육아지침서이다보니 절대 실천하지 못할 것처럼 보이는 좋은 말씀이 삼분의 일, 이미 지나가서 어쩌지 못하는 내용이 삼분의 일, 그리고 나머지 삼분의 일쯤은 다행히 스님의 말씀을 접하지 못한 상태였으나 나와 생각이 비슷해서 위로가 좀 됐다.
스님이 항상 하시는 원칙대로, 행복한 엄마랑 지내는 아이가 행복할 수 있으니 엄마부터 행복해지세요~가 주된 말씀. 그리고 정말로 아이를 위하는 엄마가 되세요~...엄마라면 내아이를 위해서 뭐든 할 수 있어야합니다. 물론, 바른 생각과 바른 자세로.
사소한 일에 얽매이지말고 크게 보라고 말씀해주시는 느낌이다. 작은일에 감사하라고도.
이러고 적다보니 너무 뻔한 말들이어서 식상해보이는데, 너무 뻔한 그 말들이 만고의 진리 아니던가.
나는 내아이들이 건강하고 착하게, 남에게 피해주지않고, 의미있는 삶을 살려고 부단히 노력하는 삶의 자세를 가진 아이들로 내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더할나위없이 감사하다.
덧1.
주말엔 충북엘 다녀왔는데, 올라오는 길에 여주를 지나면서 경란언니 생각이 나서 문자를 했다.
그리고는 운전하느라 전화를 못받았더니 문자 답장이 왔는데,
[아름다운 가을에 그리운 사람에게서 온 반가운 메세지! 난 잘있어. 가을 지나기전에 꼭 한번 보자.]
언니는 내가 고삼때 학교 간 새에 다녀가며 책꽂이 여기저기에 이런 저런 쪽지를 잔뜩 끼워놔서 언니가 다녀가고 나면 열흘쯤은 잊을만하면 쪽지들이 툭툭 튀어나오곤 했었다. 글솜씨 좋았고 재치있었던 언니의 쪽지에 반해서 열렬히 좋아하던 그런 언니.
지금 생각해보니 나 없는새에 다녀갔다는건 엄마랑 그만큼 친했다는건데..난 언니가 날 좋아해서 우리집엘 오는거라는걸 1g도 의심해 본 적이 없었는데 그러고보니 엄마는 엄마와 언니의 돈독한 사이를 내게 내세운 적이 한번도 없었다. 언제나 내가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만을 나에게 전달해주셨었던 듯.
그러니, 육아에 관한 책 백권 읽으면 뭐하나..엄마의 마음만 돌이켜 헤아려도 배울게 백만가지일텐데.
어쨌거나 오랜 세월 안만났는데, 다시 만나면 예전의 내가 알던 그 느낌의 언니일지 약간 두렵고 떨린다.
아니면 어쩌지..원래 아니었거나, 혹시 변했거나. 또는 내가 변했거나...
나이들며, 원래도 예쁘게 생기질 않았으니 예뻐보일 욕심은 없으나 좀 더 괜찮은 사람으로 여겨지고 싶다는 작은 소망이 있다. 옛날 친구들이나 지인들을 다시 찾아가며 만날때 가장 두려운건 세월앞에 변한 내모습이 그 사람에게 실망을 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때다. 너무 늙어보이거나 뚱뚱해져서 관리 못한 모습으로 보일지도. 그것때문에 망설이다가 몇년 더 지나서 사람을 만나는 어리석은 짓을 한 적도 있다. 내일보다는 오늘이 좀 더 젋어보일테니 하루라도 빨리 보고싶은 사람들을 만나는게 맞겠지?
덧2.
국화차를 선물받았다.
앙증맞은 찻잔과 엄청 귀여운 찻주전자가 같이 들어있었다.
집에서 마시는 꽃차는 처음인데, 예쁘고 향기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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