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때때로,

내가 살아가면서 이사람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내 인생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싶은 생각이 들게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또한 아주 가끔씩은,

어떤 사람을 알고 지낼 기회를 간발의 차로 놓쳤다는 느낌에 아쉬움이 두고두고 남는 사람들도 있다.

 

운좋게도 내주변엔 내 인생을 좀 더 나아지게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어서 그점에 대해서 (종교적의미는 아니지만) 신께 감사드릴때가 있다. 전적으로 자발적 의지이기보다는 뜻하지않은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세렌디피티!!!

 

비슷한 느낌으로 많은 책중 내 수중에 들어와, (책장에 바로 보관되어지지않고) 읽혀지기까지 하는 책들도 그런 부분이 있다.

 

이번 가을에 준비한 몇권의 책들중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은 신새벽에 읽다가 눈물이 흐르게 하는 책이다.

 

이 책에는 6cat 블로그 쥔장님처럼 생전에 진작 알고지냈더라면 정말 좋았을껄..하는 아쉬움을 남기게하는 매력적인 인물인 엘리자베스가 사람들의 이야기속에 등장을 한다. 서간체 소설인데 배경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이고 전쟁을 일으킨 사람들이나 직접 참여하는 군인들 입장이 아닌 일반 사람들이 겪는 전쟁에 대해, 담백하면서도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부분을 끌어내는 인간 본래의 유머코드도 있고, 서간체이다보니 <키다리아저씨>의 느낌도 있고, 시대가 시대이다 보니 언급되는 책들도 고전이고, 소설이다보니 남자 주인공처럼 느껴지는 인물에선 <오만과 편견>의 다아시와 <제인에어>의 로체스터를 연상시키는 묘사도 슬쩍슬쩍 보여진다. 딱히 직접 비교하거나 그런건 아니지만, 느낌 아니까...^^

 

소설속에선 귀여운 허풍도 등장한다. 비스킷통에 담겨져 있던 오스카 와일드의 편지로 보이는 고양이 솔랑주에 대한 여덟통의 편지들이다. O.F.O'F.W.W. 이 서명에 대해 오스카와일드의 풀네임이 '오스카 핑걸 오플래허티 윌스 와일드'라는 (끝까지 몰랐어도 상관없는) 사실 한개를 나는 알게 되었다. ^^v

 

소설책에 이토록 감정을 이입하며 읽어낼 수 있는 계절에 이 책을 만나서 참 좋다.

 

 

 

p.180

혹시 새로운 누군가에게 눈을 뜨거나 마음이 끌릴 때, 갑자기 어디를 가건 그사람 이름이 튀어나오는 걸 알아챈 적이 있나요? 내 친구 소피는 그것을 우연이라 부르고 나와 친한 심플리스 목사님은 은총이라 하십니다. 목사님의 설명을 빌리면 새로운 사람이나 사물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면 일종의 에너지를 세상에 내뿜고, 그것이 '풍부한 결실'을 끌어당긴다고 해요.

 

 

P. 309

레미는 결국 건지섬으로 오기로 결정했어요. 도시가 계속 편지를 보냈는데 나는 그가 레미를 설득하고야 말 줄 알았어요. 도시는 마음만 먹으면 천사를 설득해서 천국에서 나오게 할 수도 있을거예요. 나한테나 자주 그렇게 마음먹어주면 좋겠건만.

 

 

북클럽 회원들이 읽거나 언급한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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