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얼마나 상대적인 개념인지 나날이 실감하며 살고있다.
지난 토요일에 난 내 생애 처음으로 내이름으로 작은 가게를 하나 계약을 했고 한달쯤 뒤에 넘겨받게 되는줄 알고 걱정과 동시에 생생한 기대감이 온몸에 차오르기 시작했는데,
며칠뒤인 수요일엔 계약금을 두배로 돌려주며 계약을 파기하겠다는 말을 들으며 내 계약서가 부동산중개인의 손에서 찢겨 나가는 걸 멀거니 지켜봐야했다.
참으로 대단한 한 해다. 2014년.
c5/6, c6/7 파열..
이십년간 해오던 수학강의 중단..
삼개월뒤엔 남편의 퇴임..
그리고 얼마 뒤 가게 계약과 연이어 계약파기.
젠장.
그후로 4일정도를 끊임없이 부동산을 돌아다니며 가게를 알아봤다. 뭔가 신기하고 재밌는 세상이 펼쳐지려다말고 신기루처럼 스르르 사라져버리는 느낌을 다시 움켜잡고 싶었달까..
오늘은 드디어 마음에는 꽤 들어오지만 예산에는 무리가 오는 상가주택까지 보고와선 어떤식으로 대출을 받아 그걸 손에 넣어볼까 궁리하는 우리 부부의 모습을 보다가 이게 근본적으로 뭔가 문제가 있을수도 있는 상태라는 걸 희미하게 느끼고는 일단 멈췄다.
둘 다 약간 멘붕상태라는 걸 인정하곤 이 모든걸 좀 잊기로했다.
현실을 잊기엔 여행만한게 없으나, 두어시간 자동차에 앉아있는 자체로무리가 되는지라 유럽같은덴 일단은 접었다. 제주도는 춥고..일본은 딸아이랑 같이 가기로했는데 얘가 좀 바쁘다.
그래서 오후를 통째로 바쳐서 책을 한권 끝냈다.
me before you.
킬링타임용으로 딱이다.
가벼운 영화한편 보고 난 느낌.
마지막엔 감정을 실어 울 수도 있게 만들어 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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